"반세기 가치 베어낼 수 없어"…황미르랜드 은행나무 수국길 연장
말썽쟁이 전락한 장성군 은행나무 군락, 황룡강변으로 옮겨간다
오랜 민원을 야기한 전남 장성군 장성읍 성산 은행나무 군락이 황룡강변 정원으로 옮겨간다.

31일 장성군에 따르면 가을마다 악취를 풍기는 열매, 보행로를 훼손하며 뻗은 나무뿌리가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한 성산 은행나무 100여 주가 황룡강변에 이식된다.

장성군은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동화면 은행나무 군락을 황룡강 상류에 자리한 정원 '황미르랜드'에 옮겨 심은 사례에서 해법을 찾았다.

지난해 식재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황미르랜드에는 수려한 풍광의 은행나무 수국길에 조성됐다.

장성군은 성산 은행나무도 황룡강변으로 옮겨 은행나무 수국길을 연장하기로 했다.

나무를 뽑아낸 자리에는 상수도관을 옮겨 심을 예정이다.

성산 은행나무 군락은 1970년대에 지역 주민들이 열매를 얻을 목적으로 조성했다.

시간이 흘러 열매 수요가 줄고, 자라난 뿌리가 보도블록과 담벼락을 훼손하면서 주민들은 은행나무들을 베어달라고 장성군에 요청했다.

장성군은 2018년 설명회, 설문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은행나무를 모두 벌목하는 방안과 50년가량 자란 군락을 보존해 가치를 되살리는 대안을 함께 모색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반세기 가까이 자란 나무가 지닌 유·무형의 가치를 마냥 베어버릴 수 없었다"며 "그동안 불편을 견뎌낸 성산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높이고 은행나무의 가치는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