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갑론을박…지지층 내 트럼프 위상에 미칠 영향 주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할 뿐 아니라 자신의 중요한 업적이라고 발언했다가 지지층인 백신 반대론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 옹호 발언' 트럼프에 강성 지지층 맹비난 쏟아내
수개월 간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며 백신 접종 모습도 공개하지 않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집회 중 폭스뉴스 앵커 출신 빌 오라일리와 인터뷰에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사실을 공개해 야유를 받았다.

또 이틀 후 공개된 우익 정치분석가 캔데이스 오언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오언스의 지적에 "아니다.

백신은 효과가 있다.

많이 아프고 입원하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두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의무화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지만, 그의 발언은 백신 반대론자들과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이례적으로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음모론자이자 라디오 진행자인 알렉스 존스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트럼프가 백신을 홍보함으로써 '완전히 무지한 사람',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이 됐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자를 자처해온 라디오 진행자 웨인 알린 루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신 문제 빼고는 모든 것에서 옳았다"며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에 "언제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 남을 것"이라며 "개입은 트럼프에게 (백신 옹호) 메시지를 바꾸라고 설득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우익 소셜미디어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대적 미디어를 저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옹호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오리건주에 사는 트럼프 지지자 대니얼 매클린(42)은 "더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실망감이 조금씩 쌓여왔는데, 백신 옹호 발언이 분수령이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 지지층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2024년 대선후보라는 점에서 백신 발언이 지지층 내 그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방검사 출신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론 필립코스키는 "백신 발언이 그쪽 진영에 '충격파'를 줬다"며 "그들 사이엔 1년 전만 해도 어떤 반대 목소리도 없었는데 지금은 적어도 불만과 불평이 나온다.

이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시건대 정치 심리학자 니컬러스 발렌티노 교수는 심각한 균열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극단적 우파일수록 정치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없다.

여전히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