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드라이버 변신한 박소담의 활극…영화 '특송'
악마가 씐 여린 소녀부터 비상한 잔머리로 부잣집 사모님을 속이는 사기꾼까지. 그간 다채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찾아온 배우 박소담의 다음 얼굴은 '특급 드라이버'였다.

박대민 감독이 연출한 영화 '특송'에서 돈만 주면 무엇이든 배달해주는 은하 역을 맡은 그는 숨 막히는 자동차 추격전을 선보이는가 하면 피 튀기는 맨몸 액션을 뽐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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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의 단독 활극이라 할 만하다.

은하는 평범한 20대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한탕 뛰기만 하면 1천만원은 거뜬히 버는 '특송'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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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파트너인 백사장(김의성 분)이 일거리를 전해주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건이나 사람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실어다 주기만 하면 된다.

벌이가 짭짤한 만큼 위험도 따르지만, 은하는 탁월한 운전 실력으로 전과 한번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밀항을 시도하는 부자를 평택항까지 바래다주는 일을 맡게 되면서 일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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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시각에 아버지 두식(연우진)은 나타나지 않고 어린 아들 서원(정현준)만 애타게 차 문을 두드린다.

은하가 그를 차에 태운 순간부터 추격전이 시작된다.

특급 드라이버 변신한 박소담의 활극…영화 '특송'
이들을 쫓는 사람은 다름 아닌 현직 경찰 경필(송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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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이 가진 은행 보안 키를 노린 그는 은하를 살인·납치 용의자로 몰고, 경찰과 깡패들을 동원해 추적에 들어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정원 요원 미영(염혜란)까지 추격전에 가세한다.

자유자재로 기어를 바꿔가며 여러 차를 단박에 따돌리는 일부 장면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리듬감 넘치고 참신한 카 체이싱의 향연을 기대한다면 약간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특송'은 제목과는 달리 자동차 추격전을 그다지 큰 비중으로 다루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신 서사와 액션이 그 자리를 채운다.

은하와 서원이 점차 친구가 돼 서로를 지켜주는 사이로 발전한다거나, 숨겨져 있던 은하의 과거 상처를 보여주는 등 드라마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

자동차를 훔치는 데 사용하는 송곳을 쥐고 악당 여럿을 해치우는 장면도 시원스럽다.

박소담의 데뷔 후 첫 액션 연기는 "시나리오를 쓰자마자 박소담에게 전했다"는 감독의 기대를 충분히 부응할 듯하다.

영화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47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개봉 전부터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1월 12일 개봉. 108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