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보건당국…"새해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 심해질 듯"
"러시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103명…전파력 3~5배 높아"(종합)
러시아에서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100건 이상 발생했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가 이미 거의 두 달 동안 오미크론 변이와 싸우고 있는 현재 러시아에선 103건의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감염자들은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이거나 그들과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라면서 "모든 감염원은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포포바 청장은 사람들 간의 접촉과 이동 상황을 볼 때 러시아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서도 (사람들 간에) 상당히 많은 접촉이 일어나고 이동도 활발하다"면서 "이는 경제 발전의 징후이며 그것을 막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확산이 러시아 보건 시스템에 치명적 부하를 가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포포바 청장은 오미크론 방역 대책으로 "위험 지역에서 온 모든 사람은 오미크론 검사를 하고, 고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격리소로 보내는 한편, 오미크론이 발견된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은 선택적 검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러시아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접종한 사람들의 면역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억제하는데 충분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포포바 청장은 또 이날 정부 방역 대책 회의에 참석해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3~5배 높으며, 첫 증상이 감염 후 3~5일 만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최대 잠복기는 여전히 14일로 남아있지만, 첫 임상 징후가 (감염 후) 3~5일 만에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포포바 청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으로 입원한 대부분의 환자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감염되지 않아 면역력이 없던 사람들이었으며, 암이나 내분비 이상 등의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가 방역을 지원하는 한편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돌아왔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러시아의 오미크론 확산세는 아직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주도하는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하루 신규사망자는 1천 명 내외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2만1천73명, 신규사망자는 926명으로 파악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초순 4만1천 명을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다소 수그러든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순 이후 매일 1천 명 이상 발생한 신규 사망자는 지금도 1천 명에 육박하며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지 보건당국은 사람들 간의 접촉과 이동이 많이 늘어나는 새해 연휴(1월 1~9일)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누적 사망자 수에서 러시아가 브라질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통신은 러시아 통계청 자료와 자체 파악 자료를 근거로 12월까지 러시아의 누적 사망자가 65만8천634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브라질의 누적 사망자 수 61만8천800명을 능가하는 것으로, 미국(82만5천66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또 이날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공식 누적 사망자 수(30만7천948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