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 뜨겁던 시인의 첫 목소리…복간 문학동네포에지 4차분 출간
내년부터 단권으로 출간…첫 시집 아닌 절판 시집도 펴낼 계획
[고침] 문화(시심 뜨겁던 시인의 첫 목소리…복간 문학동네…)
중견 시인들의 절판된 첫 시집을 다시 펴내는 프로젝트인 '문학동네포에지' 네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문학동네는 복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 4차분 시집 10권을 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4차분(31~40권)에는 김승희의 '태양미사'를 비롯해 고운기의 '밀물 드는 가을 저녁 무렵', 양애경의 '불이 있는 몇 개의 풍경', 윤희상의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조용미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유강희의 '불태운 시집', 조말선의 '매우 가벼운 담론', 박지웅의 '너의 반은 꽃이다', 김경인의 '한밤의 퀼트', 김근의 '뱀소년의 외출'이 포함됐다.

1~3차분에서 각각 김언희·김옥영·고정희 등 여성 시인들의 시집을 맨 앞에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도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승희 시인을 선두에 세웠다.

김승희 시인은 개정판 시인의 말에서 "1979년 세상에 나온 나의 첫 시집 '태양미사'. 너무도 이색적이었던 그 첫 시집의 서투름과 극단적 외로움이 어딘지 나를 부끄럽게 하는데, 그 첫 시집도 지금의 나를 부끄러워하는 것만 같다"고 적었다.

25년 만에 첫 시집과 다시 마주한 조용미 시인은 "내 시의 출발점인 이 시집을 출간한 후부터 지금까지, 돌이켜보니 시 말고는 나에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문학동네포에지는 1년여간 시인들의 시심이 뜨겁게 일던 처음의 목소리를 되살렸다.

비단 문학동네뿐만 아니라 고려원, 청하, 문학세계사, 실천문학 등 다른 출판사에 적을 뒀던 시집까지 복간의 바탕에 뒀다.

파스텔톤 표지의 시집에는 해설과 추천사를 싣지 않고 시인의 약력과 시로만 채웠다.

그러나 내년부터 문학동네포에지는 시인들의 첫 시집이 아니더라도 절판된 주요 시집들을 아울러 꾸려진다.

또 기존처럼 열 권씩 출간하지 않고 수시로 단 권으로도 펴낼 예정이다.

다음 달 최승자 시인의 '연인들'(1999년)을 41권으로 내고 고(故) 문인수, 나희덕, 고 허수경 시인 등의 시집도 계획 중이다.

문학동네 계열사 난다 대표이자 문학동네포에지 편집자인 김민정 시인은 "시리즈의 인지도는 생겼지만, 시리즈는 권수가 채워져야 해 시간이 걸리고 독자들에게 한 권 한 권 소개하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며 "내년부터는 첫 시집이 아니더라도, 절판돼 명성으로만 만난 시들을 살리고 시인들을 한 분씩 조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