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센터에 찾아온 '책가방 산타'…"기부 선순환 함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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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지역아동 도운 수원 정재호씨, 연말 소외이웃에 1천만원 기부
"와~ 책가방이다.
산타할아버지가 오셨다.
야호~"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A지역아동센터에 갑자기 아이들의 환호성이 퍼져 나왔다.
팔짝팔짝 뛰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연말 선물로 책가방을 지역아동센터 기부하러 온 가온디자인 대표 정재호(53) 씨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평소 갖고 싶어하던 책가방을 손에 쥔 한 남자아이 몇몇은 정씨에게 다가와 감사의 포옹을 해줬다.
정씨는 5년째 기부를 해오고 있던 A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 32명 전원에게 400만원을 들여 '브랜드 책가방'을 하나씩 선물로 줬다.
평소 기부금이 적어 부끄러웠던 정씨는 지난해와 올해 인테리어 사업이 잘돼 매출이 오르자 올해만큼은 통 큰 기부를 해보고자 마음먹었다.
정씨가 거주하고 A지역아동센터가 있는 동네는 수원에서도 조금은 낙후하고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아동센터의 정기후원자 50명 정도로 월 1천원에서 2천원 가량을 기부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5만원에서 10만원을 후원하는 사람은 정씨를 포함해 서넛만 있을 정도다.
아동센터를 찾아가 연말에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원장이 책가방을 해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원장과 얘기하는 도중에 방과 후 센터를 찾아오는 아이들의 낡은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가방은 끈이 떨어져 나갔고, 어떤 가방은 얼마나 오래됐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색도 바래 있었다.
원장은 "이왕이면 좋은 메이커 가방을 해주세요.
소외된 아이들일수록 싼 걸 사주면 더 소외된다"면서 "아이들이 갖고 싶은 걸 해주면 기쁨이 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정씨는 나이키 운동화만 있으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기분 좋았던 어릴 적을 떠올리며 브랜드 책가방을 사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유명 스포츠용품 브랜드 회사에서 근무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많은 아이에게 책가방을 선물하고 싶으니 대리점 납품가격으로 살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이 친구와 회사 본사의 도움으로 소비자가격의 절반 가격에 32개의 최신 책가방을 살 수 있었다.
구매 전에 미리 아이들에게 모델을 보여주고 자신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고르도록 했다.
아동센터에 있는 남녀 어린이들은 분홍색, 흰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자신만의 최애 책가방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정씨는 그 당시 아이들이 좋아하고 환호성을 지르던 모습이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원장님이 보내온 감사 손편지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정씨는 "저도 어릴 적 매우 가난하기 살았기 때문에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 어떤지 잘 알고, 그래서 작게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내와 딸들도 같은 성향"이라며 "앞으로 기부를 더 할 수 있게 사업도 열심히 하고, 기부문화가 확산하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A지역아동센터에 밥솥을 비롯해 200만원 상당의 생활용품도 기부했다.
또 동행정복지센터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고 300만원을 전달했다.
정씨는 "처음에는 제가 기부한 것이 보잘것없어 보여 창피하고 숨기고 싶었지만, 많은 사람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알리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인터뷰에 응했다"면서 "기부의 선순환이 우리 동네에서 시작해 수원시 전체로 퍼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와~ 책가방이다.
산타할아버지가 오셨다.
야호~"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A지역아동센터에 갑자기 아이들의 환호성이 퍼져 나왔다.
팔짝팔짝 뛰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연말 선물로 책가방을 지역아동센터 기부하러 온 가온디자인 대표 정재호(53) 씨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평소 갖고 싶어하던 책가방을 손에 쥔 한 남자아이 몇몇은 정씨에게 다가와 감사의 포옹을 해줬다.
정씨는 5년째 기부를 해오고 있던 A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 32명 전원에게 400만원을 들여 '브랜드 책가방'을 하나씩 선물로 줬다.
평소 기부금이 적어 부끄러웠던 정씨는 지난해와 올해 인테리어 사업이 잘돼 매출이 오르자 올해만큼은 통 큰 기부를 해보고자 마음먹었다.
정씨가 거주하고 A지역아동센터가 있는 동네는 수원에서도 조금은 낙후하고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아동센터의 정기후원자 50명 정도로 월 1천원에서 2천원 가량을 기부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고, 5만원에서 10만원을 후원하는 사람은 정씨를 포함해 서넛만 있을 정도다.
아동센터를 찾아가 연말에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원장이 책가방을 해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원장과 얘기하는 도중에 방과 후 센터를 찾아오는 아이들의 낡은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가방은 끈이 떨어져 나갔고, 어떤 가방은 얼마나 오래됐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색도 바래 있었다.
원장은 "이왕이면 좋은 메이커 가방을 해주세요.
소외된 아이들일수록 싼 걸 사주면 더 소외된다"면서 "아이들이 갖고 싶은 걸 해주면 기쁨이 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정씨는 나이키 운동화만 있으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기분 좋았던 어릴 적을 떠올리며 브랜드 책가방을 사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유명 스포츠용품 브랜드 회사에서 근무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많은 아이에게 책가방을 선물하고 싶으니 대리점 납품가격으로 살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이 친구와 회사 본사의 도움으로 소비자가격의 절반 가격에 32개의 최신 책가방을 살 수 있었다.
구매 전에 미리 아이들에게 모델을 보여주고 자신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고르도록 했다.
아동센터에 있는 남녀 어린이들은 분홍색, 흰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자신만의 최애 책가방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정씨는 그 당시 아이들이 좋아하고 환호성을 지르던 모습이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원장님이 보내온 감사 손편지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정씨는 "저도 어릴 적 매우 가난하기 살았기 때문에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 어떤지 잘 알고, 그래서 작게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내와 딸들도 같은 성향"이라며 "앞으로 기부를 더 할 수 있게 사업도 열심히 하고, 기부문화가 확산하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A지역아동센터에 밥솥을 비롯해 200만원 상당의 생활용품도 기부했다.
또 동행정복지센터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고 300만원을 전달했다.
정씨는 "처음에는 제가 기부한 것이 보잘것없어 보여 창피하고 숨기고 싶었지만, 많은 사람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알리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인터뷰에 응했다"면서 "기부의 선순환이 우리 동네에서 시작해 수원시 전체로 퍼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