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외교 김영철 리선권, 국방 박정천 등 10개 분과별 연구토의
전원회의 마지막날 결정서에 결과 담을 듯…내년도 예산안도 심의
북한, 전원회의서 내년 대남·대미·국방 세부계획 수립(종합2보)
북한이 새해 국정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남·대미·국방 등을 포함한 분야별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새 대외정책 방향은 전원회의 마지막 날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9일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의 3일차 회의가 진행됐다고 30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원회의 첫날 제시한 결론 '2021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와 보고 '우리나라 사회주의 농촌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당면과업에 대하여'에 제시된 투쟁방침에 따른 계획수립을 위한 부문별 연구 및 토의가 이뤄졌다.

통신은 "부문별 분과연구 및 협의회들에서는 전원회의에 제기할 결정서 초안을 진지하게 연구토의하고 있다"며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과 정치국 위원들이 분과별로 연구 및 협의회를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첫날 회의에서 내년도 정책과 전략의 큰 틀을 제시한 데 이어 분과별 세부 이행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주요 당 회의는 김 총비서가 모든 분야에 대해 보고하고 결론을 내린 뒤 추인하는 행태로 진행됐지만, 올해 1월 8차 당대회부터는 분과별 토의를 활용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북한, 전원회의서 내년 대남·대미·국방 세부계획 수립(종합2보)
북한은 이번에 구성한 분과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총리, 리일환 당 선전선동비서,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박명순 경공업부장, 정상학 당 중앙검사위원장이 분과별 회의를 주관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총 10개 분과 사진이 공개됐다.

아울러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김성남 당 국제부장, 리선권 외무상이 함께 주관하는 분과 회의 장면이 사진에 담겼다.

이 사진을 통해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대남·대미 등 대외정책 전반을 논의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남·대외관계를 담당하는 분과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대남·대외관계 분과를) 별도로 구성해 논의하는 동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6월 열린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때 9개 부문별 분과를 운영하고 그 명칭까지 공개했는데 당시에는 대남·대외관계와 관련됐다고 유추할만한 분과는 없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군과 군수공업 분야도 각각 나눠 분야별 회의를 했다.

이는 올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전략무기 개발 목표 등 국방계획 세부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군 및 군수담당인 박정천 당비서가 주관한 분과 회의에는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 등이 참석했고, 군수공업 관련 회의에는 유진 당 군수공업부장과 장창하 제2경제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분과별 논의 결과는 전원회의 마지막 날 결정서로 채택된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남 및 대미 대화 의지 등을 가늠할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이밖에 통신은 "전원회의의 위임에 따라 둘째 의정 '2021년도 국가예산집행정형과 2022년도 국가예산안에 대하여'의 토의를 위한 국가예산심의조도 조직되여 문건초안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산안을 비롯한 세부 계획은 전원회의 채택 이후 내년 2월 6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의결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회의 운영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사업계획과 계획을 뒷받침하는 예산 간 연계성을 높여 실현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당 전원회의는 노동당 중심 통치를 하는 북한에서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대내외 주요 정책을 논의·의결하는 회의체다.

앞서 김 총비서는 1일차 회의에서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 방향에 대한 결론을 제시하고, 2일 차에는 사회주의 농촌 발전 방안을 보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