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해제자 병원이용에 의협 "PCR 필요", 정부 "감염력 소실"

의사협회 "확진자 격리해제 후 진료 전 'PCR 검사 음성' 확인해야"
정부 "병원 온 격리해제자에 음성확인서 요구는 의료법 위반" 지적

일부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격리해제자에게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의협은 "격리해제 후에도 음성을 확인하고 나서 병·의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감염력이 소실된 상태"라며 사실상 이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9일 브리핑에서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연구된 바에 의하면 열흘 정도면 감염력이 소실된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격리해제된 사람들에게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3일 코로나19 격리해제자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면서 일반 진료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 거부'에 해당하는 의료법 위반 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경고한 것은 일부 병·의원 측이 격리해제자에게 음성확인서를 가지고 오라거나 격리해제 뒤 열흘이 지난 후에 진료를 받으라고 요구한 일이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격리해제자의 진료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공문을 일선 병원에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의협은 "의료기관은 집단감염의 위험이 높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많아 감염에 매우 취약한 곳"이라며 "격리해제 기준과 병원 방문 기준을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가급적 격리해제 후 코로나19 PCR 검사로 음성임을 확인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부득이한 경우 각 지역 국민안심병원을 이용해달라"고 했다.

손 반장은 의협 입장에 대해 "(의협은) 사전 보호를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을 발표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의협에서 발표한 내용은 좀 더 전문가들과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서 완치됐더라도 아주 미세한 바이러스 조각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PCR 검사를 하면 감염력이 없는 환자도 '위양성'(가짜 양성)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함께 논의하면서 합리적인 방안들을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