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식품업계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맥도날드의 메뉴는 ‘The BTS 세트’였다. 출시 전부터 맥도날드와 BTS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The BTS 세트’는 세계 50개국에서 동일하게 판매돼 주목을 받았다. 이는 맥도날드의 ‘셀레브리티(Celebrity)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 사례였다.

판매량도 폭발적이었다. 지난 5월 출시된 ‘The BTS 세트’는 한 달 내내 열풍을 일으키며 145만 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단일 세트로는 이례적인 판매 수치이고, 사이드 메뉴로 구성된 세트가 단기간에 100만 개를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도날드 ‘The BTS 세트’가 국내 소비자에게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한국의 맛과 한글을 세계에 알렸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스위트 칠리’ ‘케이준’ 소스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알싸한 매콤함을 세계에 전파했다. 한글이 새겨진 세트 패키지와 크루 티셔츠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맥도날드는 ‘The BTS 세트’에 보라색으로 포인트를 넣어 국내를 넘어 해외 BTS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BTS 멤버인 뷔가 만든 신조어 ‘보라해’가 적힌 보라색 패키지다. 팬들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패키지를 거래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굿즈를 제작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맥도날드는 매장 내외부를 보라색으로 장식하고 매장 내에서는 BTS 음원을 재생했다. 또 BTS 데뷔 기념일 엽서를 제공하는 등 맥도날드를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여 BTS팬의 성지로 만들었다. 세트 출시와 함께 선보인 컬래버레이션 굿즈도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맥도날드 공식 앱을 통해 디지털 플립북, 인터뷰 영상 등 콘텐츠를 만들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비하인드 인터뷰 영상 속 BTS 멤버들은 맥도날드에 대해 ‘데뷔 전 멤버들끼리 하루를 돌아보던 장소’ ‘학원 가기 전 매일 식사를 해결하던 곳’ ‘마트를 함께 가기 위한 부모님의 유인책’이었다며 자신들만의 소중한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