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억 임금체불 사업주, 잠복해서 잡았다…올해의 근로감독관 15인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 43억원을 체불하고 국민의 세금인 체당금으로 처리하려던 악질 사업주를 휴대폰 포렌식, 통장 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적발·구속한 김덕환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 근로감독관 등 15명이 2021년 '올해의 근로감독관'에 이름을 올렸다.

고용부는 취약 계층 노동자 보호와 법준수를 위해 일선에서 성실하게 노력한 '올해의 근로감독관' 15명을 28일 발표했다.

김도현 서울서부지청 감독관은 피해가 접수되지 않은 근로자들까지 적극적으로 찾아내 체불임금을 받아 내는데 도움을 줬다. 김 감독관은 19차례 체불임금 청산 지도를 통해 근로자 936명의 임금 8억8000만원을 되찾아 줬다. 특히 소재가 불분명한 사업주를 끝까지 추적해 체포하는 등 특별사법경찰관의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다.

차은아 군산지청 감독관은 근로자 21명의 임금 2억여원을 체불하고 도피하면서 호화 생활을 누리던 악덕 사업주를 5개월간 추적 끝에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이근환 서울청 감독관은 근로자 245명(108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임금체불 사건을 맡아, 사업주를 잠복 수사 끝에 체포하고 노동자들에게 체당금 제도를 안내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득규 창원지청 감독관은 코로나19로 고용위기를 겪은 사업장에 고용안정협약지원금을 이용해 노사가 고용유지에 합의하고 700여명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박영한 중부청 감독관은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급증한 도매업이나 운수창고업 분야를 근로감독해 야간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고, IT업계 대기업 특별감독에도 나서 조직문화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 밖에 김동근 부산청 감독관, 김영기 평택지청 감독관, 김임식 양산지청 감독관, 박문성 포항지청 감독관, 박재영 서울남부지청 감독관, 박진홍 의정부지청 감독관, 윤희상 천안지청 감독관, 이준희 서울남부지청 감독관, 정종화 중부청 감독관이 올해의 근로감독관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해 근로감독에 나서기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감독관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올해 임금체불 청산율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70.3%였던 청산율은 지난해 79.3%에 이어 올해는 10월 기준으로 83.4%까지 올라갔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한 적극적인 근로감독을 통해 노동현장에 법 준수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 근로감독관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