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사과' 尹 악재 잠재울까…野, 엇갈린 평가 속 촉각

"진솔·진정성 전달, 공개행보도" vs "너무 늦어, 지지율 반등 역부족"

국민의힘은 27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전날 허위이력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조만간 여론의 흐름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상 지지율 하락세와 겹쳐 '김건희 리스크'는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단행된 김씨의 직접 사과를 놓고 당내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일반인인 김씨가 수많은 카메라 앞에 서서 진솔한 사과를 했다는 '엄호' 의견이 나온다.

윤 후보와의 첫만남을 회고하거나 유산 경험을 언급하는 등 개인사를 밝힌 것이 감성에 기댔다는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국민에게 진솔하게 다가갔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씨의 사과가 감성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감성적이고 어떻게 통곡을 안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눈물이 쏟아질 만한 대목이 많았던 걸로 보인다"며 "당사자 입장에선 사과의 대상이 물론 국민이기도 하지만 남편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본인이 쓴 상당히 진정성 있는 사과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김씨가 사과문에서 '제가 없어져서라도'라고 말한 대목을 지적해 "없어지고 싶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유언일 수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이런 프라이버시를 선대위 아랫사람들이 작성했을까"라며 김씨가 사과문을 직접 작성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근식 총괄상황본부 정세분석실장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 늦었다는 측면에서 국민께 죄송하지만, 어제 사과 기자회견은 진정성이 전달됐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기자회견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공개 활동에 들어가면 표심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선대위 한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역 지지자들의 여론을 보면 김씨 이미지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개선이 됐다"며 "윤 후보와 함께 공개 활동에 나서도 되는데 지금까지 왜 숨겨서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씨가 말한 조용한 내조가 선거기간 무(無)등판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두고 볼 일이다.

본인 희망 사항은 무등판인 것 같은데, 저는 그러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씨의 사과가 지지율 하락에 등 떠밀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도 고개를 들었다.

사과 시점이 늦었기 때문에 지지율 반등의 계기보다는 하락세를 면하는 정도 아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씨의 사과는 2주 전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선제적으로 진심을 담아 해야 했다.

그때 선대위 내부에서 말도 못 꺼내게 하는 기류가 있어서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사과를 안 하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한 것이다.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순 있어도 반등하는 요인으론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쉬워도 올리는 건 힘들다.

지금 답답한 것은 윤 후보 쪽에서 반등의 계기로 삼을 만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데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