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년 결산·새해 국정과제 제시 전망…김여정 직위 주목
올해도 '신년사 대체' 유력…결정사항 내년 2월 최고인민회의서 추인할듯
북, '미니 당대회' 전원회의 임박…국방강화·대외메시지 촉각
북한이 이번 주 개최할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내놓을 대내외 메시지가 주목된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결산하고 새해 국정과제를 제시하는 중요한 성격을 갖기에 '미니 당대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대회 성격상 김 위원장이 이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당국은 26일 관측했다.

올 한해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단절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노동당의 노선과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당 전원회의에서 나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내년도 한반도 정세를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일 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이달 하순 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열어 주요 당 및 국가 정책의 집행 정형(실태)을 총화(결산)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당 전원회의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대내외 주요 정책을 논의·의결한다.

전원회의 날짜를 적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10년 전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12월 30일을 포함해 사나흘에 걸쳐 열릴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 집권 10년차 시점인데다 연말에 열리는 만큼 그간 성과를 돌아보고 과시하는 동시에 대미·대남 정책과 국방력 강화 노선을 포함한 신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끄는 것은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보고'나 '결론'을 통해 최근 가중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압박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인권 침해 가담자들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등 새 대북제재를 가했고, 김정일 10주기 당일인 지난 17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잔류시킨 바 있다.

북한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외무성 홈페이지 글을 통해 원론적 대미 비난을 더 하는 데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북, '미니 당대회' 전원회의 임박…국방강화·대외메시지 촉각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당 전원회의를 대미·대남 입장을 밝히는 통로로 활용하며 미국과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 6월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미·대남 메시지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언급하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고 남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대외 메시지보다는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난 타개책과 민생문제 해결, 수령의 유일적 영도체계 강화, 주민 사상교육과 외부문물 차단 등 체제 고수와 내부 결속을 위한 내치에 집중하는 대책과 결정을 내놓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김 위원장은 당 정치국회의에서 이번 전원회의와 관련, "다음해는 올해에 못지 않게 대단히 방대한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새년도 계획을 역동·전진·과학·세부적으로 잘 수립해 5개년 계획 수행의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무조건 실행'을 촉구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인 까닭에 경제와 식량 현안이 중요 의제로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 '미니 당대회' 전원회의 임박…국방강화·대외메시지 촉각
아울러 이번 전원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국무위원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직위 상승이 공식화하느냐는 것이다.

김여정은 당내 지위가 당중앙위원회 위원임에도 김정일 10주기 추모대회 참석한 고위간부 중 정치국 후보위원들보다 앞에 호명되며 공식 서열이 상승했음을 알렸다.

그가 김정일의 딸이어서 추모대회 주석단 서열만 앞선 것인지, 이미 정치국 구성원임에도 발표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다시 선출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발언은 내년 신년사를 대체할 가능성도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1월 1일 신년사로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다가 최근 2년간 신년사 없이 당 회의 보고로 갈음했다.

2020년 신년사 대신 2019년 말 당 전원회의 연설, 올해 신년사 대신 1월 제8차 당대회 연설로 한 해를 열었다.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은 북한이 내년 2월 6일 열기로 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의결해 추인하는 형식을 취할 전망이다.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는 그동안 주로 4월 열렸는데 이번 전원회의나 지난 1월 초 8차 당대회가 연말 연초 열리면서 2월로 당겨진 모양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전원회의는 형식과 내용의 무게감 측면에서 '미니 당대회'와 같을 것"이라며 "최근 북한의 대남·대미 비난이 적었다는 점과 정치국 회의 분위기 등을 볼 때 종전선언에 대한 화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