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날 목조주택 화재 목격한 소방관 '신속 대응'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쉬는 날 마을회관을 들른 현직 소방관이 인근 주택 화재를 발견하고 신속하게 진화해 주목받고 있다.

25일 전남 담양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고서119안전센터 소속 최복동 소방위는 창평면 한 마을회관에서 낡은 보일러를 철거하고 있었다.

15년째 쉬는 날마다 고철과 폐품을 주워다 판 돈으로 불우이웃을 도와온 최 소방위였다.

그의 선행에 마을 사람들은 기꺼이 마을회관의 낡은 보일러를 기증했다.

한창 철거 작업을 하던 중 최 소방위는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목격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불길이 커지고 집안 곳곳에 연기가 차고 있던 급박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을회관에서 뒤따라온 집주인 80대 할머니는 남편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인명 구조가 우선이라고 생각한 최 소방위는 안전 장구 하나 없이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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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담양소방서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마을 주변 12곳에 미리 설치해둔 소화기가 큰 도움이 됐다.

소화기를 분사하며 방안을 모두 확인한 최 소방위는 다행히 집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 단계는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최 소방위가 소화기 8개를 사용해가며 불길을 저지하는 사이 신고를 받은 소방차가 도착하며 불은 1시간 10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그의 신속한 대응으로 불은 소방 추산 770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끝날 수 있었다.

최 소방위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소방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노부부가 주택을 비운 사이 화목보일러 불티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최 소방위는 오랜 기간 폐품 수익금을 기부한 선행이 알려지며 지난 9월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21일 창평면사무소에 불우이웃을 위한 10㎏짜리 쌀 200포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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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