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교감' 없던 민주, 박근혜 사면에 '깜짝'…민심 영향 촉각
더불어민주당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면 추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당 지도부뿐 아니라 이재명 대선 후보까지도 전혀 청와대 쪽과 사전 교감이 없었다는 점에서 민주당 쪽은 오전 이른 시각부터 상황 파악에 분주한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는 오전 CBS 라디오에서 "아침에 오다가 기사 제목 리스트만 봤다"면서 사전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면을) 오늘 결정한다는 거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송영길 대표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관련해 최근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가 밝혔다.

민주당은 사면 관련 입장을 정리하느라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 시각을 30분 늦추기도 했다.

그간 민주당과 이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사면 추진에 다소 난감한 속내도 드러난다.

이 후보의 경우 이달 초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필요성에 대해 "이분들은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는 "지금은 자중하는 게 맞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기사 보면서 약간 좀…"이라며 "원래 어제까진 전혀 아니라고 그러지 않았느냐. 보도도 그렇게 났고"라며 결정에 의아하다는 뉘앙스를 남겼다.

이전 입장을 단숨에 뒤집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가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문제 등으로 안 그래도 마찰음이 나는 형국에 자칫 당·청 갈등이 확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류도 엿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대선 정국의 민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당내 시각이 엇갈린다.

호남을 비롯한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와 중도층 공략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아쉽더라도 대통령의 결단이니 존중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대선판이 중도를 겨냥한 싸움이라고 볼 때 유용한 카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당의 다른 관계자는 "지지층으로부터 욕만 먹지 않겠느냐"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한 중진 의원은 "선거 득실을 따져서 사면하는 건 아니고 건강 문제 때문일 것"이라면서 "아직은 반대가 많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