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전격회동 '의기투합'…비전위 27일 출범
이낙연, 선대위 본격합류…이재명과 공동 국가비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에 전격 합류했다.

이 후보와 함께 선대위 신설기구인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차기정부 국정과제 설계를 진두지휘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잠행을 이어오며 이 후보 지원에 선뜻 나서지 않았던 이 전 대표가 '원팀'을 내세워 구원 등판함에 따라 이 전 대표의 근거지인 호남 등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견인,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 후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 확보로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회동에서 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오찬에 배석한 윤영찬·오영훈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달 2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마주친 이후 51일 만이다
이 전 대표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이재명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후보와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가 때로는 후보나 당과 결이 조금 다른 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해 후보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전 대표께서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지금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해 민주당의 4기 민주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된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대표님께서 많이 채워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당이라고 하는 게 다양한 분들의 의견이 조정되고 통합돼가는 과정 자체"라며 "대표님이 가진 특별한 경험과 경륜, 또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바에 대한 새로운 비전들을 충분히 말씀하시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선대위 본격합류…이재명과 공동 국가비전위원장
비전위는 ▲ 코로나19 극복 방안 ▲ 양극화 완화 및 복지국가 구현 ▲ 정치개혁 ▲ 한반도 평화 ▲ 국민대통합 등을 주요 어젠다로 삼아 차기 정부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인선 등 위원회 구성은 내주 초 확정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근인 윤 의원은 브리핑에서 비전위 출범 배경에 대해 "양측간 여러 차례 물밑 얘기들이 있었다.

국가의 비전과 미래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주체가 당내에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국민통합이 시대적 화두인데 그 역할을 가장 잘해줄 분이 이 전 대표 아니겠냐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분 사이에 해가 가기 전에 한번 얼굴을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민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자는 차원에서 날짜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 확장과 굳건한 확장을 위해 (경선 당시) 일시적으로 폐쇄했던 당원 게시판도 조속히 재개할 것"이라며 "당내 경선 전후로 빚어진 갈등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효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 전 대표는) 이상이 교수 문제도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후보도 전폭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낙연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경선 이후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 등을 비판해오다 '당원자격정지 8개월' 처분을 받았다.

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과 결이 조금 다른 얘기도 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는 "이 후보를 보완하면서 지지층을 단합하고 더 나아가 중도층까지 지지도를 확산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말씀"이라며 "두 분이 가진 장점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비서실장인 오영훈 의원은 "두 분이 같이하는 첫 일정은 다음 주 월요일 비전위 출범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