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1달러 피자 가게가 임대료와 재료비 상승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가게 주인들은 피자 한 조각 가격을 1.5달러로 높이며 비용 부담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아예 가게 문을 닫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달러 피자는 2008년 경기 불황 속에서 탄생했다. 살인적 물가로 악명 높은 뉴욕에서 저렴한 조각 피자는 ‘서민 음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달러 피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때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상황을 뒤바꿨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피자 가게들은 점포 문을 닫기 시작했다.
조이페퍼로니피자를 운영하는 테디 그로스는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기간 임대료로 월 3000달러를 지불했는데 한 건물주는 매달 1만5000달러를 낼 새 세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체인점 세 곳을 운영하던 그로스는 피자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99센트핫피자를 창업한 압둘 바틴은 “이제 아무도 피자 한 조각을 1달러에 팔 수 없다”고 우려했다.
피자 토핑에 올라가는 재료는 대부분 가격이 치솟았다. 미국과 캐나다의 극심한 가뭄으로 밀가루 가격이 뛰어올랐다. 이탈리아산 토마토 통조림과 인도산 칠리는 해상 물류비 상승으로 가격이 높아졌다. 페퍼로니도 예외가 아니다. 육류 가공 공장의 노동력 부족 때문에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가격이 함께 올랐다. 피자 박스, 종이 접시 등 용기 가격도 상승했다.
재료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치즈 가격은 안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를 덮친 가뭄으로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치즈 가격도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