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등 조사 "여성 언론인은 84% 실직"
"탈레반 집권 후 아프간 언론사 43% 문 닫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지난 8월 중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현지 언론사의 43%가 문을 닫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톨로뉴스 등 아프간 언론은 22일 국경없는기자회(RSF)와 아프간독립기자협회(AIJA)의 공동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초만 하더라도 아프간 전역에서는 543개의 언론사가 활동했으나 11월 말 현재 312곳밖에 남지 않았다.

탈레반 집권 기간에 언론사 231곳(43%)이 문을 닫은 것이다.

1만790명에 달했던 언론인 수도 같은 기간 4천360명으로 60%나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탈레반 집권 전에는 아프간 34개 주 대부분에 각각 10개 이상의 민영 언론사가 있었으나 지금은 언론사가 아예 없는 주도 생겨났다.

특히 여성 언론인의 타격이 심했다.

2천490명에 달했던 여성 언론인은 이제 410명밖에 남지 않아 무려 84%가 실직했다.

수도 카불에서도 여성 언론인의 수는 1천190명에서 32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6∼2001년 아프간을 통치했던 탈레반은 재집권 후 인권 보장을 약속하며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언론 탄압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초에는 카불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들이 탈레반에 구금되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채찍 등으로 두들겨 맞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공분이 일기도 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특히 탈레반이 새롭게 도입한 언론 규정에 우려를 드러냈다.

탈레반의 새 언론 규정은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를 모욕하는 보도를 금지하고 있으며 관료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나 대중의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도 보도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사가 문을 닫고 여성 언론인이 실직한 것은 새 언론 규정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새 언론 규정으로 인해 검열, 박해, 기자의 독립성 박탈이 가능해졌다며 언론인들은 탈레반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취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