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으로 추대…장남 조현식은 고문 맡기로
장녀 조희경 제기한 조양래 성년후견 심판은 여전히 분쟁 불씨

한국타이어가(家)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계열사로 둔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내년 1월 1일 자로 그룹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양래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고, 장남이자 조 신임 회장의 형인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 따라 한국타이어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 차남 조현범, 그룹 회장 선임…경영권 분쟁 일단락
분쟁은 작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조 신임 회장에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모두 넘기면서 시작됐다.

조 신임 회장과 조 고문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이며 경영권 분쟁이 격화한 바 있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조 고문이 주주 제안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는 조 신임 회장 측의 이미라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각각 선임됐다.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에서 각각 양측의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돼 무승부를 거두면서 분쟁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조 신임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조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청구한 조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심판이 진행 중이어서 분쟁 '불씨'는 남은 상태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내려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신임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마케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한국타이어 CEO 등을 역임했다.

조 신임 회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출 6조4천54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를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상승시키는 등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앤컴퍼니는 조 회장이 중국, 헝가리, 미국 등 해외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8개 공장을 보유한 '최상급'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벤츠, BMW, 포르쉐, 테슬라 등과 신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한국타이어 인사에서는 부사장 3명, 전무 3명, 상무 4명, 상무보 10명이 승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인 상황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다.

구본희 부사장은 연구개발혁신총괄을 맡아 전기차 전용 타이어, 초고성능 타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기술력 선도에 큰 역할을 한 기여로 부사장 승진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정기 인사를 통해 글로벌 혁신 그룹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한국타이어의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