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토지거래허가 구역에서 위장전입, 명의신탁 등 부정한 방법으로 104억원 규모의 불법 투기행위를 벌인 재중동포 등 외국인과 법인 34명이 경기도 특사경에 적발됐다.
도는 외국인 및 법인의 투기목적 부동산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도내 23개 시군 전역을 외국인·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번 수사는 외국인·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내 불법 투기행위 적발을 위한 것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처음이다.
22일 김영수 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월부터 토지거래허가 구역 중 안산시와 시흥시를 대상으로 위장전입, 허위서류를 이용한 부정허가, 명의신탁, 법인의 주택 취득 조건 악용 등 주택 구입 과정의 위법 여부를 집중 수사한 결과 1명은 검찰에 송치하고 4명은 형사입건했으며, 29명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위장전입 등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 취득 26명 ▲허위 서류를 이용한 불법 허가 취득 3명 ▲명의신탁 등에 의한 부정 허가 취득 2명 등 31명이 외국인이었으며 법인은 ▲법인 조건(기숙사)을 이용한 불법 투기 행위 3명이다.
안산에 거주하는 중국인 영주권자 A씨는 안산시 소재 바닷가에 위치한 별장형 주택을 실거주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매입해 체류지 변경까지 했다.
하지만 해당 주택에는 단 하루도 거주하지 않는 등 출입국관리법 및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
도 관계자는 "A씨는 체류지 변경을 했는데도 신고된 체류지에 거주하지 않았으며,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지만 실제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처럼 투기를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위장 전입해 토지거래허가를 취득한 사람은 26명으로, 투기금액은 총 87억2000만원에 달한다.
또 서울 거주 재중동포 B씨는 아들의 지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허위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취업을 사유로 토지이용계획서를 제출해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사실이 적발됐다.
직원 3명의 기숙사 제공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주택을 취득했으나, 이 주택에 동생을 거주시키는 등 사적인 용도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법인대표도 적발됐다.
한편 현행 법령상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에서 허가받지 않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계약 체결 당시 개별공시지가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영수 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 세력은 예외 없이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내년에는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된 3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불법 투기행위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