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리막에 염료 코팅해 전이금속 용출로 인한 부반응 억제
UNIST, 청바지 염료 코팅으로 배터리 수명·안전성 높여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청바지 염료인 프러시안 블루 염료로 더 오래가고 안전한 대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 연구팀은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이석우 교수 등과 함께 프러시안 블루 염료를 배터리 분리막에 코팅해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용량 배터리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 소재는 니켈을 비롯한 전이금속이 양극 밖으로 녹아 나오는 용출 현상이 잘 일어나는데, 용출된 이온이 음극으로 넘어가게 되면 다양한 배터리 부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금속 이온이 음극에 달라붙어 전기 저항이 큰 얇은 막을 만들고, 전해액을 고갈시키는 부반응이 대표적이다.

전해액이 고갈되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또 이 막은 전지 단락과 화재의 원인인 리튬 수지상 형성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에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 염료가 다양한 이온을 수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염료를 코팅한 분리막으로 전이금속 이온을 포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UNIST, 청바지 염료 코팅으로 배터리 수명·안전성 높여
실험 결과 프러시안 블루 염료로 코팅된 분리막을 쓴 경우 일반 분리막을 쓴 배터리보다 최종 용량이 30.2% 더 높았다.

또 코팅 분리막을 쓴 배터리 흑연 음극 표면에서는 니켈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지만, 일반 분리막을 쓴 배터리 흑연 음극에서는 다량의 니켈이 검출됐다.

이 외에도 코팅 분리막은 기존 분리막보다 3배 이상 더 많은 전해액을 머금을 수 있어 전해액 소모에 따른 수명 저하도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팅은 복잡하고 비싼 공정이 필요한 세라믹 코팅과 달리 용액에 담그고 꺼내는 방법을 사용하며,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얇은 프러시안 블루 염료 막을 코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제1 저자인 박창현 연구원(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은 "간단한 분리막 코팅 기술로 전이금속 용출에 의한 여러 부반응을 해결하고 배터리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며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느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에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13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UNIST 사업화유망원천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