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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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유명했던 나미비아가 ‘그린수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풍부한 일조량과 강한 풍력 에너지를 바탕으로 경제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나미비아가 새롭게 떠오르는 그린수소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된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어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운 국가들의 수요가 점차 늘면서 모로코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그린수소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나미비아의 경쟁력은 자연환경에 있다. 아프리카 서남단에 자리한 나미비아는 1년 중 300일 동안 강한 햇빛이 내리쬔다. 대서양을 접하고 있어 바람의 세기도 강하다. 그린수소 생산에 필수적인 신재생에너지원이 도처에 널렸다. 독일 정부는 나미비아에서 생산된 그린수소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같은 잠재력을 알아본 국가들은 나미비아로 몰려들고 있다. 나미비아를 식민 지배한 독일도 이 중 하나다. 독일 정부는 나미비아의 그린수소 타당성 조사 및 시범 프로젝트에 4000만유로(약 540억원)를 투자했다. 나미비아는 2025년 이전에 그린수소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나미비아 뤼더리츠시의 기술 매니저는 “첫 번째 다이아몬드 러시는 1900년에 있었다”며 “지금은 그린수소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걸림돌도 있다. 뤼더리츠는 수심이 낮아 그린수소를 수출할 선박이 정박하기 어렵다. 새로운 심해항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미비아는 담수가 아니라 바닷물에서 수소를 분리하기 때문에 담수화 과정도 거쳐야 한다. 다만 독일 정부는 담수화 비용이 전체 그린수소 생산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나미비아 정부는 내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에서 그린수소를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회복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