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서 소질 발견한 차지우씨…역경 딛고 UN 초청무대 오르기도
성탄 무대 앞둔 발달장애 첼리스트…"박수와 환호가 기분 좋아"
"연주를 마치고 관객들이 박수쳐주고 환호해줄 때, 그때 기분이 좋아요"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의 수석단원 첼리스트 차지우(24)씨는 오는 24일 열리는 오랜만의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기대를 숨기지 못했다.

2016년 뉴욕 유엔본부 초청무대에 올랐고 2018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펼치기도 할 정도로 실력 있는 첼리스트인 그는 발달장애인이다.

차씨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첼로의 활을 긋고 지판을 잡는 것도 어려웠지만 연습을 많이 해서 극복했다"고 말했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던 적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첼로가 좋아서 그런 적은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차씨의 어머니 국선영(50)씨는 "지우가 첼로를 시작한 게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차씨가 처음 첼로를 손에 잡은 것은 사실 그의 발달장애 치료를 위해서였다.

좌뇌와 우뇌가 불균형한 아들의 뇌 기능을 높이려면 양손을 함께 사용하는 악기가 제격이라고 생각한 어머니 덕에 악기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이다.

순탄치는 않았다.

바이올린을 배우던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차씨는 "왜 여기서 배우느냐, 특수반으로 가라"는 선생의 냉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첼로를 시작한 차씨는 우연히 밀알복지재단에서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모아 운영하는 첼로 앙상블 '날개'의 오디션을 보게 돼 합격했고, 2012년 입단했다.

곧 두각을 보인 차씨는 2016년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동등한 실기 경쟁을 거쳐 삼육대 음악학과에 입학한 그는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성탄 무대 앞둔 발달장애 첼리스트…"박수와 환호가 기분 좋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며 단원들의 연습 장소가 폐쇄돼 몇 달씩 연습이 중단되는 등의 곡절도 겪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열리는 정기연주회는 미리 녹화해둔 연주회를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차씨는 "파트를 맞춰 함께 연주한 것이 좋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어머니 국씨는 "지우는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앞으로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애인식 개선 연주회 활동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은 만큼 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4일 오후 8시 밀알복지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개최되는 비대면 연주회에서 차씨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사운드 오브 뮤직', '캐논 변주곡'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