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죄질 나쁘나 우발적 범행 참작"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훼손 50대에 징역 10개월 선고
서울 용산역 앞 광장에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을 훼손하고 동상 인근의 시위자를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부장판사는 재물손괴와 특수협박,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54)씨에게 이달 9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월 29일 낮 12시 20분께 용산역 광장의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집회하던 일행에게 다가가 "먹고 살기도 힘든데 왜 자꾸 시위하냐"고 소리를 치며 동상의 곡괭이 부분을 발로 차고 손으로 흔들어 분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떼어낸 곡괭이를 바닥에 집어 던지기도 했다.

동상 수리비는 253만원이 나왔다.

김씨는 곡괭이를 집어 들고 동상 앞에서 시위하던 50대 여성에게 다가가 곡괭이 날을 세운 채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곡괭이를 가지고 현장을 떠났다가 범행 이튿날 오후 7시 30분께 전남 장흥군에서 긴급체포됐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으로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전에도 다수의 범죄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평소 환경문제를 포함한 각종 사회문제 등을 지적하고 관련 책자도 발간하는 활동을 하다가 코로나19 등 어려운 사회적 상황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일제 강제 동원을 고발하고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의 한을 풀기 위해 2017년 용산역 광장에 세워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