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러시아에 제재 경고…외교적 협상도 거론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외교적 협상을 강조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상황과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서방과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가 약 10만명의 대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켰고,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고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옛 소련권 국가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은 EU가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EU는 러시아의 병력 증강이 야기하는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경제 제재에 대해 논의해야 하고 러시아의 공격이 있으면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중단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총리도 폭넓은 범위의 제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 정상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올라프 숄츠 신임 총리는 "국경 불가침은 유럽 내에서 가장 중요한 평화의 토대 중 하나이며 우리는 이것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정상들은 이날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추가적인 군사 공격에 대해서도 엄청난 결과와 가혹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할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많은 EU 회원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행동이 감행되는 것을 피할 수 있도록 외교적 협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U 순회 의장국인 슬로베니아의 야네스 얀사 총리는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간 협상을 제안했다.

이날 유럽의회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에 대한 어떠한 신규 제재에도 침공 계획에 관여한 러시아 장교단과 장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으며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병력 증강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