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64년 기록, 모두 담았다'…평생 일기, 책으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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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출신인 이희열(96) 씨가 64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쓴 일기장을 임형 전 광주 고려고 교사가 엮었다.
이씨는 1926년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대곡리 당산마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광주에서 직물공업조합에서 일했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온 이씨는 어렵사리 초등학교 교사로 8년 남짓 근무했지만 다시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해군에 입대했다.
전쟁터에서 무사히 돌아온 이씨는 복직하지 않고 농사에 뛰어들었고, 1958년 1월 1일 새해부터 이씨는 '농업일기'라는 제목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농촌에서 힘겨운 삶을 이겨내고자 했던 다짐부터 농사 이야기, 농촌 생활 이야기, 가족 이야기, 마을 이야기 등 구체적인 내용을 기록했다.
그렇게 64년이라는 긴 세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채운 일기장은 이씨의 인생사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농촌 생활상과 사회상을 돌아볼 수 있는 자료가 됐다.
그의 일기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2018년 '곡성군사'에 소개되면서다.
당시 곡성군사 집필에 참여했던 고려고 국어 교사 임형 씨는 이씨의 일기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이씨의 일기가 책으로 나올 수 있도록 출간을 도왔다.
임 전 교사는 16일 "기록 당사자가 현재 생존해 있어 일기의 기록 내용을 자세히 확인해주셨다"며 "그 내용을 모두 수록해 책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