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성장은 무조건 중요…성장 못하면 갈등의 두더지게임"

대한상의 방문…최태원 "민간·정부 서로돕는 경제생태계 복원 중요"
재계, 노동이사제 민간부문 확대 우려…尹 "시행해보고 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6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기업이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게 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알아서 하게 둬야 한다"며 규제 혁신과 시장 자율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성장론자냐 복지론자냐의 이분법적이고 구시대적인 논쟁에 발을 담그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성장은 무조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는 "경제성장을 안 하면 여기저기에서 모든 사회적 갈등과 문제들이 두더지게임처럼 올라온다"며 "두더지들이 못 올라오게 하려면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고용 수요에 대비, 맞춤형 인재들을 많이 공급해서 일자리 창출을 수요와 공급의 패러다임으로 하는 (것이) 제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해관계자 이니셔티브를 굉장히 중시한다"며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제가 규제개혁"이라고 꼽았다.

윤 후보는 네거티브제(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 전환을 약속했다.

그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 맹점을) 법조인으로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차기 정부를 담당하면 전체적인 규제의 틀을, 법 토대의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본시장법이나 건설업법 등 모든 분야에 있어 국민 안전과 관계되는 게 아니라면 철저하게 네거티브 행위규제로서 제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군사안보의 첨단기술과 연결된 경제안보의 중요성은 기업 현장에서 잘 체감할 것"이라며 "외교와 경제가 일관된 정책기조를 가지고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 조직과 운영 패턴을 전면적으로 개편해볼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청와대 안보실에서 경제안보까지 함께 다루며 우리 기업들의 중요한 부품 공급망을 점검하겠다는 구상을 일부 소개하며 "필수적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문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요소수 공급 대란'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2차산업 시대의 정부주도형 자원배분과 중점산업 육성 등을 가지고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기업하는 분들이 외국의 어느 기업과 경쟁해도 정부 때문에 손해를 본다는 생각은 안 하겠다"라고도 했다.

이에 최 회장은 "앞으로는 민간이 좀 더 활력을 갖고 정부와 보조 맞춰서, 저희는 정부를 돕고 정부도 민간을 도와주는 경제생태계 복원이 중요하다"며 "후보의 경제공약 기조에 사실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 비공개 시간에는 전날 윤 후보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찬성 발언이 화두에 올랐다.

여권발 친노동계 정책 중 하나로 재계와 상당한 마찰이 예상되는 내용이다.

대한상의 측 참석자들은 특히 민간부문으로 제도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윤 후보는 "공공부문 이사제는 받아들여야 할 시대적 흐름으로 시행해보고 나서 판단하자"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후보는 "규제, 성장 없는 일자리 등 (기업들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에 부응하지 못 하게 하고 부딪히게 하는 문제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고, 상의 측도 윤 후보의 일자리 창출 비전에 공감대를 표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윤 후보의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이야기를 듣고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자리였다"며 "큰 문제는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