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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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우유가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는 듯한 광고를 공개했던 것에 대해 외신이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15일 영국 BBC 방송은 "한국 최대 유제품 브랜드가 여성을 젖소로 묘사한 광고로 사과해야 했다"고 전했다.

BBC가 언급한 광고는 지난달 서울우유가 공개한 광고로, 해당 영상에 출연한 여성들이 갑자기 젖소로 변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9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유기농 우유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고 감상평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약 50초 분량의 영상에서 한 남성은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했다"며 내레이션을 했고 이와 함께 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물을 마시는 모습 등이 연출됐다.

여성들은 목초지에 엎드려 요가를 하기도 하는데, 이 장면에서는 "청정 자연의 깨끗한 물을 마시고 친환경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이라는 내레이션이 나왔다.

이후 카메라를 든 남성이 나뭇가지를 밟아 소리가 나자 한 여성이 고개를 돌리고, 이와 함께 목초지에 있던 여성들이 모두 젖소로 바뀌는 장면이 연출된다.

영상이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며 비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영상 속 카메라를 들고 여성들을 촬영하는 남성의 모습은 불법촬영 범죄를 연상시킨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는 연출 내용을 비판하는 댓글이 1500개 넘게 달렸고, 논란이 일자 서울우유 측은 해당 동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BBC는 "이 광고가 성차별주의와 젠더 감수성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일으켰다"며 "그러나 비판은 여성을 젖소로 묘사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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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해당 영상이 '몰카' 범죄를 연상시켰다는 점도 짚었다. 매체는 "한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스파이 캠(spy cam·위장형 카메라)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남성들이 몰래 여성 무리를 촬영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매체 인사이더 역시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유튜브에서 이 영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몰카라는 표현으로 알려진, 성적으로 비밀리에 누군가를 촬영하는 행태를 조장하려는 듯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했다.

인사이더의 보도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도 공유됐고, 해외 누리꾼들의 비판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왜 이걸 좋은 광고라고 여겼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광고를 승인한 사람이 누군지 매우 궁금하다" "여성을 임원으로 등용해라" "창의력이 너무 과한 나머지 광고를 망쳤다"는 등의 댓글도 달렸다.

서울우유는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