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쏟아지는데도 도지사·도의장 참석해 자축
낯내기성 축하에 볼멘소리들, "선거 앞둔 이벤트 아니냐"
열 달 만에 열린 소방서 개청식…전북소방본부의 무리수
전북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룬 소방서 개청식을 연일 최다 확진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준공하고 이미 수개월째 정상적 업무를 하는 소방서에 지자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이 굳이 찾아가 낯내기를 해야 했냐는 비판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송하진 도지사와 송지용 도의회 의장, 전춘성 진안군수, 김광수 진안군의회 의장 등은 전날 진안소방서에서 개청식을 했다.

참석자들은 소방서 앞에 한데 모여 테이프 커팅식과 기념촬영을 하고 시설을 함께 둘러봤다.

개청식이 열린 진안소방서는 2019년 착공해 지난 2월부터 문을 연 기관이다.

도는 당시에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개청식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열 달 만에 말을 바꿔 행사를 열고 소방서 건립을 자축했다.

이번 개청식은 그동안 도가 강조해 온 행사 자제 방침과 모순된다.

도는 지난달 18일 코로나 확산세가 가파르다고 보고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축제와 기념행사, 강연, 대회 개최 등을 자제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여기에 소방서가 문을 연 2월 10일에는 도내 확진자가 4명에 불과했지만, 개청식 당일에는 116명이 감염된데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까지 확산한 상태였다.

문을 연 지 한참이나 지난 소방서의 축하 행사를 치르기 위해 최악의 상황에서 손바닥 뒤집듯 방역 방침을 바꾼 것이다.

진안에 사는 이모 씨는 "취소했던 행사를 굳이 이 상황에 다시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낯내기 하려고 이벤트를 연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도는 "부적절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소방활동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필요한 행사였다고 해명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행사 내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행사 자제 권고에도 열 달 만에 개청식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뒤늦게 행사를 여는 게) 이례적이긴 한데 도민들에게 행사의 의미를 알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