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발생한 강진을 바다의 참돔 떼, 하늘의 양떼구름과 연관 짓는 목소리가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진 전 하늘도 바다도 이상했다?…전문가 "근거 없는 속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9분께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기상청이 전국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11번째의 강진이다.

더불어 제주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그런데 강진이 발생하기 하루 전 제주 해역에서 수만 마리의 참돔이 잡혔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이 '지진의 전조증상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지진이 발생한 해역과 반대편인 제주 동쪽 해역에서 참돔 2만5천 마리가 포획됐다.

포획된 참돔은 이튿날인 14일 새벽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위판액만 1억5천만 원에 이른다.

부산공동어시장 한 관계자는 "고등어 성어기에 이처럼 참돔이 대량으로 잡혀 위판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지진 전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이를 감지하고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설을 근거로 "참돔 떼가 미리 지진을 느끼고 대피하다 잡힌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속설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동물의 지진 예견 능력이 객관적인 사실로 밝혀지려면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데 뚜렷한 연계성이 없기 때문이다.

고준철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원은 "참돔은 사계절 내내 제주 전 해역에 서식한다"며 "한날한시에 2만 미리 넘게 잡힌 것이 특이하긴 하지만 월별 전체 참돔 어획량으로 보면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또 참돔이 떼지어 이동하는 것이 지진 전조 증상이라고 규명된 것은 없다"며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진이 발생하기 30분 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 지진의 전조라고 여겨지는 지진운(地震雲·지진구름)이 발생했다는 목격담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다.

하지만 특정한 구름 모양은 지진 전조와 상관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정설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흔한 권적운일 뿐, 지진 활동과 이 구름의 연관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2016년 9월 경주 지진 때도 부산·울산 지역의 가스 냄새와 해운대 해수욕장 개미 떼 이동, 구름 모양 등을 두고 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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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