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전에는 총 321건 발생…40년 이상 노후 시설 대형 재난 위험 상존
'화약고' 여수산단…최근 5년 새 16건 대형 사고로 8명 사망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탱크로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13일 발생했다.

여수산단은 잊을 만하면 폭발, 화재,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 등이 발생해 주민 불안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 새(2017~2021년) 여수산단에서는 총 16건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가 발생했거나, 재산피해가 1억원 이상,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 등을 골라 집계한 수치다.

16건 사고로 8명 사망·부상 6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재산피해는 9억4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9월에 공장 옥상에서 작업하던 외주 청소업체 직원이 추락해 사망했고, 2018년 8월에는 기계에 부딪힌 작업자가 사망했다.

2018년 10월에는 화력발전소에서 부품 교체 작업 중 맨홀을 여는 순간 화염이 분출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21년 2월에는 화학공장에서 폐촉매 제거작업 중 작업자가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2021년 1월에는 석탄운송 컨베이어벨트에 작업자가 몸이 끼어 숨졌다.

지난 9월에는 프로판 가스 탱크 작업 중 호흡곤란에 빠진 작업자가 숨졌다.

'화약고' 여수산단…최근 5년 새 16건 대형 사고로 8명 사망
통계 집계를 1967년 산단 조성 시기까지 넓히면 사고 건수는 더욱 늘어난다.

여수시에 따르면 1967~2016년까지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321건이다.

사망자 133명·부상자 245명 등이 발생했고, 재산피해액도 1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2013년 3월 14일 대림산업 폴리에틸렌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공장 저장조(사일로) 보수공사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나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해 10월 3일에는 호남석유화학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후에도 2014년 10건, 2015년 7건, 2016년 9건 등 매년 10건 안팎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여수산단에는 가스누출과 화재, 폭발 가능성이 큰 화학업체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연성 화학제품인 폴리에틸렌·폴리염화비닐·가성소다 등 폭발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물질을 다루는 탓에 사고가 이어지면 대형 사고로 번져 '화약고'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공장 설비도 대부분 40년이 넘어서면서 최근 다수 사고의 원인도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측은 "여수산단 내 사고 대부분은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사고가 날 때마다 여러 재발 방지 대책이 나왔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제는 기업, 관계기관, 지역사회 기관이 참여해 여수산단 산업 전반에 대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