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로 눈돌리는 오일머니...국내 산업에 기회[이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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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동 오일머니의 투자 방향이 변하고 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 총수가 직접 나서 중동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데요.
중동지역의 산업정책과 투자구조의 변화상을 산업부 신용훈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과거 중동의 투자 확대로 제2의 중동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 최근 몇 년 새 이런 분위기에도 변화가 있었지요?
<기자>
1970~80년대 중동국가들의 건설 붐 이후 30여년이 지난 시점인 2015년을 전후로 해서 다시금 우리나라에 중동 붐이 일었었죠.
당시 박근혜 정부가 중동 4개국 순방을 추진한 뒤 수십건의 MOU를 성사시켰고 국내 기업들의 중동진출 지원 정책도 잇따라 추진되면서 제2 중동붐이 일었던 겁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투자금액을 보면 2013년까지 5억달러 미만 이었다가 2015년에는 15억6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2015년을 정점으로 매년 투자금액이 줄면서 지난해에는 7억8천만 달러 올 들어서는 6월까지 1억달러로 뚝 떨어졌습니다.
<앵커>
중동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냉각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당시 국내 정치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갑자기 닥친 저유가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2019년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전세계 교역시장이 주춤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중동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데 어떤 변화가 일고 있나요?
<기자>
과거 건설, 인프라 관련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다른 산업분야로 투자의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 됐고 이 과정에서 중동도 자체 해결능력이 없다는 점을 실감하게 되면서 산업 육성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셈인데요.
특히 보건의료 체계나 식량 조달은 자급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고, 뉴노멀 시대에 발맞춰서 5G나 AI, 사물인터넷, 로봇 기술 등을 주류 사회로 편입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중동국가들이 건설 인프라에서 언택트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집중하는 쪽으로 산업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 우리나라 IT기업에게는 그만큼 기회가 될 수 있겠군요.
<기자>
2019년 1,500억달러 규모였던 중동의 ICT 시장 규모는 매년 4%이상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가별 ICT 육성 전략을 보면 아랍에미리트의 경우는 국내 발전전략을 통해 ICT기술과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카타르는 국가 디지털화 프로그램을 통해 교통과 물류, 환경, 헬스케어, 스포츠 등 5개 분야에 내년까지 16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또 사우디는 스마트 시티나 스마트 공항,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매년 정부 예산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집트나 요르단, 터키 등 여타 중동지역 국가들 역시 각국에 걸맞은 ICT 분야 비전을 수립하고 인재 육성이나 해외기술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5G나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2020년 기준 중동 5G시장 규모는 43억달러로 매년 89%씩 고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중동 전체인구의 30%까지 5G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UAE는 2019년 5월 중동지역 최초로 5G서비스를 론칭했고 UAE 최대 통신사인 에티살랏(Etisalat)은 5G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한 비디오 스트리밍 모델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카타르 역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관련 시설에 5G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는 등 5G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산업의 경우는 정부 주도로 산업투자를 늘리면서 매년 30% 이상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2030년에는 3,2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는 지난해 10월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수립한 바 있고요 UAE는 이미 2017년부터 인공지능부와 장관 직급을 신설하고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앵커>
제2의 중동붐이 이번에 제대로 불기 위해서. 우리기업들 진출전략 어떻게 가져가면 될까요?
<기자>
중동지역은 뉴노멀 시대에 발맞춰서 민간 자본을 활용한 투자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안, 그리고 K방역과 스마트 팜 같은 우리나라의 강점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특히 중동국가들이 정책적으로 자국내 산업구조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술 합작이나 현지법인 및 생산라인 설립을 통해 현지 공급망을 강화해 나가는 전략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메이크 위드(Make with) 전략을 기반으로 자본과 인력, 기술의 교류를 일궈나간다는 전략인데요.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 구조 속에서 중동시장 확대 전략이 국내 산업에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앞서 설명드린 대로 중동국가들의 적극적인 신 산업 육성책 말고도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두바이 엑스포와 내년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은 중동지역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소비가 늘어나고 서비스 인프라 수요도 그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위협요인도 함께 살펴봐야 하는데요.
팬데믹 상황의 재확산에 따라 신규 프로젝트 시장이 냉각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유가하락에 따라 정부 재정 여력이 악화될 수 있는 부분은 유념해야 할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건설 인프라에서 ICT로 산업 투자 영역을 확장해 가는 중동 국가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동 오일머니의 향방이 변하면서 기업들의 중동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산업부 신용훈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신용훈기자 syh@wowtv.co.kr
![ICT로 눈돌리는 오일머니...국내 산업에 기회[이슈플러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w1639382341864.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