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발생 건수·사망자 수 증가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여의치 않게 되자 제주도로 스쿠버다이버들이 몰리면서 다이빙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제주 스쿠버다이빙 사고 급증…안전 관리 '허술'
13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틀 전 서귀포시 문섬 앞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20대 여성이 수면으로 상승하다 스쿠버다이빙 전용 선박의 스크루에 부딪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 다이빙 관련 안전기구인 다이빙 경보 네트워크(Dive Alert Network)의 안전 수칙을 보면 인재임이 더욱 명확해진다.

이 수칙에 따르면 다이빙 선박은 스크루 관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보트는 입수한 다이버 또는 다이빙 깃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머물러야 하고, 엔진을 가동하기 전에 반드시 수중 혹은 수면에 다이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수중레저법이 수중레저사업자의 안전관리 및 준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준수되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3년간 서귀포 지역에서의 스쿠버다이빙 관련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2019년엔 서귀포에서 4건의 스쿠버다이빙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해 14명이 구조됐고, 1명이 사망했다.

2020년엔 8건의 사고가 발생해 16명이 구조됐고, 2명이 사망했다.

올해엔 13건의 사고가 발생해 19명이 구조됐고, 3명이 숨졌다.

지난 3년간 다이버의 스크루 충돌 사망 사고는 지난 11일 발생한 사고 한 건으로 집계됐고, 나머지는 미출수(표류 또는 잠수 중 심정지) 사고인 것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19년부터 제주도 스쿠버다이빙 업계는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엔 10만 명 이상의 스쿠버다이버들이 제주를 찾아 다이빙을 즐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팬데믹 이전 연 4만 명 수준이었던 다이버 방문객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현재 도내 다이빙업체의 수는 110곳 이상으로 증가했고, 다이버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다이빙 강사들의 수도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버 방문객 급증으로 다이빙 전용선의 운항도 기업화됐다.

다이버들이 많이 찾는 서귀포 주요 포구에서는 다이빙 전용 선박들이 십여 분 단위로 쉴 새 없이 다이버들을 싣고 나갔다 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이버들은 입· 출수 과정에서 선박의 엔진을 정지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고, 다이버들 스스로가 수중에 있음을 알리는 수면 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이빙 전용선 조차도 다이버들 위로 지나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제주 현지의 조류 등을 잘 알지 못하는 신참 강사들이 많아진 점도 스쿠버다이빙 관련 안전사고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 제주를 찾는 방문객이 급증한 만큼 이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당국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