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가 더현대서울 ALT.1에서 열리고 있다. 우스터미술관 큐레이터 클레어 휘트너가 인상주의의 역사를 설명한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차일드 하삼의 ‘프랑스 정원에서 꽃 따기’ 등 주요 작품의 해설을 해준다.● 티켓 이벤트 :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의 4월 13일 공연에 아르떼 회원을 초대한다. 치매가 있는 70세 고춘자가 그의 눈에만 보이는 ‘영혼의 물고기’를 쫓아 동네에서 사라지며 벌어지는 소동이다. 4월 3일까지 아르떼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5명을 뽑아 티켓을 두 장씩 증정한다. 당첨자 발표는 4월 4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꼭 읽어야 할 칼럼● 미술관과 박물관의 경계한국에서는 미술관은 예술 작품을, 박물관은 역사적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나뉜다. 하지만 최근 에곤 실레의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것처럼 그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이제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인위적인 구분을 넘어, ‘뮤지엄’이라는 이름 아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 인하대 로스쿨 교수 김현진의 ‘Legally Muse’● 그리운 강남전시 ‘르네쌍스’에서는 안기영의 대표곡 ‘그리운 강남’을 통해 시대의 음악을 조명한다. 일제강점기에 탄생하고 광복 후 희망의 메시지로 개사된 이 노래는 작곡가 안기영의 월북으로 인해 금지곡이 됐다. 1988년 해금된 이후, 이제 시대의 굴곡을 품은 채 봄날의 따뜻한 노래로 다시 들려온다. - 음악평론가 이준희 ‘점입가경(漸入歌景)-노래의 풍경 속으로&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가 천장까지 빼곡히 채워진 어둑한 실험실. 숨을 옥죄는 거친 고요함 속에서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남성은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졌다. 사람에게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치료제를 손에 쥔 그는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것을 걸고 세상과 맞서겠다며 최후의 선택에 나섰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명장면이다.1888년 런던, 연인 엠마와의 결혼을 앞둔 헨리 지킬 박사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임상 실험 단계에서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스스로 실험 대상이 되기로 하고 기꺼이 자기 팔에 치료제를 주사했다. 실험 결과는 성공. 헨리 지킬은 '선'을 나타내는 지킬 박사와 '악'을 대변하는 하이드로 분리됐다.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하는 '지킬 앤 하이드'는 헨리 지킬이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선악 분리에 성공하고, 이후 두 인격이 대립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이내믹하게 그려낸 작품이다.무겁고 어두운 서사에 걸맞게 극은 전반적으로 무게감 있게 진행된다. 남 부러운 것 없는 사회적 지위를 지닌 헨리 지킬이 세상에 맞서고자 하는 이유, 엠마·루시 등 그를 둘러싼 인물들과의 관계성, 개인이 겪는 치열한 내적 갈등 등이 모두 설명되어야 하는 탓에 초반에는 스토리의 중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하지만 얼기설기 얽혀 있는 타래는 헨리 지킬의 '중대한 결심'과 함께 단번에 통일성을 갖는다.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기 시작하면서 각
모란은 꽃말은 부귀영화이지만, 작가의 기억 속 모란은 넉넉함과 거리가 멀다. 촌지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에서 자란 소년이 있었다. 교실 대신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내던 5월의 어느날 활짝 핀 모란이 눈에 들어왔다. 그 꽃봉오리가 어찌나 탐스러워 보였을까. 일평생 캔버스 수백점에 모란을 피운 고(故) 정의부 화백(1940~2022) 얘기다.정 화백의 작고 3주기를 기념한 회고전이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열렸다. 1970~2010년대 작가가 그린 모란 작품 19점과 풍경화 3점이 나와 있다. 단색화와 앵포르멜, 민중예술 등 숱한 미술사조가 뜨고 지던 시절부터 우직하게 걸어온 사생화 외길 인생을 돌아본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아들인 정서호씨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30여년 차 산부인과 전문의인 정씨는 얼마 전 홍대 회화과에 입학한 늦깎이 미술학도다. "도봉산 설경을 그리러 나선 선친을 여덟살 때 따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힘든 작업을 왜 하시는지 이해되지 않았죠. 환갑을 앞둔 제가 붓을 집어 든 걸 보니, 역시 아버지의 DNA가 남아있나 봅니다."1940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정 화백은 홍대 대학원에서 서양화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개인전을 20여회 가졌다. 고등학교 교편을 잡으며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를 편찬한 교육자였다. 한국미술대전 심사위원회 운영위원장을 지내고, 박서보·하종현 등 미술인들과 두루 지낸 마당발이기도 했다.모란 시리즈는 생전 작가가 남긴 작품 3000여점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작가의 석사 논문 주제였던 고갱을 빼닮은 중후한 선과 선명한 색조가 특징이다. 작가가 동경했다고 알려진 운창 임직순 선생의 화풍과도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