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올물산 "난소암 신약 兆단위 매출 올릴 것"
“조(兆) 단위 매출을 내는 난소암 치료신약을 내놓겠습니다.”

나한익 두올물산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난소암 치료제인 ‘오레고보맙’의 임상 3상 참가자 모집을 내년까지 마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헬릭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나 대표는 지난달 두올물산 대표로 영입돼 이 회사의 신약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두올물산은 오레고보맙 임상 3상을 위해 내년까지 한국 미국 등 16개국 150여 개 병원에서 난소암 환자 602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환자 100여 명을 모았다. 2023년 임상 중간 결과를, 2025년 최종 결과를 확보해 2026년 난소암 신약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오레고보맙은 자동차 내장재 제조업체였던 두올물산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확보한 첫 파이프라인이다. 캐나다 바이오 기업 온코퀘스트가 임상 2상을 마친 물질을 도입했다. 암세포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물질인 ‘CA125’를 주변에 내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는데, 오레고보맙은 면역세포가 CA125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다.

오레고보맙은 계획대로 개발되면 조단위 매출이 예상되는 유망 파이프라인이다. 의약품 평가정보기관인 영국 이벨류에이트파마가 “임상 2상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가 유지되면 연간 7조~11조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감정평가를 냈을 정도다. 대표적 난소암 치료제인 스위스 로슈의 ‘아바스틴’ 매출(연 7조원)을 능가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레고보맙은 화학치료요법과 병행한 임상 2상에서 치료 후 암이 진행되지 않는 기간(무진행 생존기간)이 41.8개월이었다. 화학치료요법만 썼을 때(12.2개월)에 비해 30개월 가까이 늘었다. 아바스틴은 화학치료요법과 병행할 때 무진행 생존 기간이 18개월에 그쳤다. 나 대표는 “임상 3상에서 오레고보맙이 아바스틴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난소암 유형에 듣는 걸로 나타나기만 해도 수조원대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레고보맙의 또 다른 강점은 편의성이다. 3주마다 투약해야 하는 아바스틴과 달리 오레고보맙은 6~12주 간격으로 네 번만 맞으면 된다.

두올물산은 GC셀의 ‘이뮨셀’을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도 임상을 추진 중이다. 해외 제약사로부터 표적항암제를 지원받아 추가 임상 2상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나 대표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던 미국 제넨텍은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한 ‘허셉틴’ 하나로 연간 7조원대 매출을 내는 회사가 됐다”며 “오레고보맙을 통해 ‘한국의 제넨텍’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