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 시장격리 관련 "기재부, 맨날 '돈, 돈'…쌀값 하락 기다리는듯"
"못해도 색깔 같다고 찍어주니 잡은 고기 미끼 안 주는 것"
이재명 "선별지원 문제 있다…쥐꼬리 지원에 빚만 잔뜩 늘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2일 코로나19 방역 피해 지원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지원이 너무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상주의 승곡체험휴양마을에서 진행한 '마을 반상회' 행사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래서 내가 쥐꼬리라고 표현했다.

무슨 돈만 빌려줘서 빚만 잔뜩 늘었다.

다른 나라는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고 재정지원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마을 주민이 농민 재난지원금을 많이 못 받았다고 토로하자 이에 답하는 과정에서 "도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중점을 두다 보니 빠진 것 같다.

농민만 빠진 것이 아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프리랜서 작가 등도 사실 배제됐다"며 "그래서 언제나 선별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이 100조를 더 지원하자고 하니, 이번 기회에 빈말 못하게 하려고 '지금 어려우니 어디다 지원할지 협의하자'고 이야기했다"며 "그렇게 하면 길이 좀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되는 '이재명표 정책'을 다시 한번 부각하는 동시에 손실보상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협조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시장격리와 관련해서도 "후보 입장도 내고 당에서도 촉구 중이다.

어차피 해야 할 것을 왜 계속 미뤄서 농민의 원성을 사느냐는 이야기를 해 뒀다"며 "제가 기재부와 안 친한데, 기재부 입장에서는 쌀값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림부는 빨리 하자는 입장인데, 기재부는 맨날 '돈, 돈' 하니까, 쌀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 아닌가 한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농촌 정책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너무 취약한 농업 지원을 늘려야 하는데, 지원 방식을 예전처럼 쓸데없이 길 내고 다리 쌓고 축대를 쌓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현금 지원해주자"며 "기초연금 지급하듯이, 소액의 농촌기본소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햇빛을 이용해 농작물을 만들어 먹고 남은 것을 팔았는데, 햇빛 농사를 직접 짓는 방법이 있다.

태양광 발전"이라며 "햇빛 농사를 마을 공동체에서 주도해서 짓게 하고, 수익을 공동체가 나누는 방식으로 전환해 햇빛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누가 우리 집 앞에 태양광 (발전) 한다고 지저분하게 놓으면 화가 난다.

같이 해야 한다"며 "그래서 하천, 제방 이런 데에 태양광 시설을 해서 필요한 전력은 쓰고 (남은 건) 팔면 좋을 것 같다.

노는 땅이잖냐. 도로 위에 태양광 시설을 죽 하면 그늘도 생기도 비도 안 맞고 얼마나 좋으냐"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농지에 대한 경자유전 원칙이 지켜지게 법·제도를 보완해 시행하겠다"며 "헌법에는 써 놓고 거의 다 무너져 버렸다.

투기용으로 소수가 가지고 있어서 농사지을 땅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전자변형식품(GMO)가 들어있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국내 농산물이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저희 선거전략에도 문제가 있지만, 사실 농업이 전략안보산업인데 너무 경시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정치는 사실 다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이라는 게 있다.

우리나라 농민이 220만∼230만명인데, 농민을 위한 정책을 열심히 해도 반응이 별로 없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구·경북의 정서와 관련해 "뭘 잘해도 '민주'자가 붙은 사람이 하면 안 찍어주고, 못해도 색깔이 비슷하니까 (찍어주고) 이러니까 신경을 안 써버리는 것"이라며 "아주 나쁘게 이야기하면 '잡은 고기 미끼 안 준다'면서 신경 안 쓰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현장에서 제안받은 아이디어 중 "동네 노인정이 실버타운으로 발전하면 좋겠다는 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모여 살고, 일정한 인원이 되면 간호사를 배치한다거나 같이 의지해서 살면 본인도 행복하고 국가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반상회를 중계하는 유튜브 방송 댓글 중 "여기 어르신들이 윤석열 (후보)보다 해박하시다"는 말을 읽으며 "이거 읽으면 안되는데"라고 웃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