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한-호주 정상회담…중국-호주 갈등 상황도 관심
12년만의 국빈방문…호주, 코로나 사태 이후 첫 외국정상 초청
문대통령, 오늘부터 3박4일 호주 방문…공급망 협력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3박4일 간의 호주 국빈방문을 위해 12일 출국한다.

한국 정상이 호주를 국빈방문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으로, 특히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호주가 초청한 최초의 외국 정상이다.

문 대통령은 13일에는 수도 캔버라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전쟁기념관을 찾아 한국전쟁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의 만찬을 갖는다.

14일에는 시드니로 이동해 호주의 야당인 노동당 앤서니 알바네이지 대표를 면담하고 호주 경제인들을 만나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적 구축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간담회를 한다.

문 대통령은 15일 귀국한다.

청와대 측은 "최근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 핵심 품목들의 경우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국빈방문은 원자재와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의 경우 희토류도 풍부하고 리튬이나 니켈 등 천연자원도 많이 생산되고 있어 이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외교가에서는 호주가 중국과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문이 이뤄진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중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호주 등 이른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국가들은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칫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대해 중국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9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호주행에 중국을 견제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영국이나 미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냐. 우리의 필요에 따라 주요 파트너와 언제든 협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호주와 중국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라며 "양국과 우호적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데다 호주에서도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 시점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호주는 우리 대표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우리나라 역시 수행원 규모를 축소하고 전원 백신을 접종했다.

대규모 행사를 지양하고 대표단의 이동을 제한하며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