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이틀째인 11일, 자신의 고향에서 초등학교 동창과 은사를 만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경북 봉화의 만산고택에서 진행하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한 '명심스테이: 반갑다 친구야'에 출연, 초등학교 시절 은사인 박병기 씨와 모교인 안동 삼계초등학교 동창 세 명을 만나 추억을 공유했다.
사회를 보던 박성준 의원이 "후보의 1학년 때 성적표를 보니 '동무들과 잘 놀며 씩씩하다' '활발하지만, 고집이 세다'고 평가했더라"라고 하자, 은사인 박 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후보가) 공부를 잘했냐고 묻는데, 공부를 잘 하는 게 다는 아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한 친구가 "이 친구(이 후보)는 공부하고는 뒷전이었다.
학교 갔다 와서 어느 날 (성적) 통지표를 찢어버리더라"고 회고하자, 이 후보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동창들은 대체로 이 후보를 '재발랐다'(동작이 재고 빠르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코찔찔이가 시장에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웃으며 "내가 어린 시절 도서관 책을 거의 다 읽었다.
인생에서 책을 젤 많이 본 시기가 초등학교 시기"라고 받아쳤다.
이들은 이 밖에도 이 후보가 초등학교 시절 빌린 돈 60원을 성남으로 이사한 후 편지를 보내 갚은 일화, 어린 시절 근처 논밭 서리를 다닌 추억, 준비물 준비를 하지 못해 화장실 청소를 하던 기억 등을 회상했다.
한편 동창들은 이 후보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배고파서 물을 먹던 골짜기 출신이 아무것도 없이 이렇게 혼자 올라온 것이 애처롭기도 하다"며 "힘이 없으니 도와주지도 못하고, 마음만 참 그렇다"고 말했다.
은사 박 씨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을 언급하며 "전 시장이 빚을 많이 진 것을 다 갚고, 잘 사는 성남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훨씬 큰일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컸다는 기분이 들어 정말 뿌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박 씨는 "선거라는 것이 말 한마디가 큰 충격을 준다"며 "공식 석상이나 SNS에서 말할 때 정돈된 말, 다른 사람에게 상처 되지 않는 말 좀 골라서 해달라"는 쓴소리를 덧댔다.
이에 이 후보는 "맞는 말이다.
다른 사람 이야기도 잘 들어야죠"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좀 전에 (봉화에 있는) 아버님 어머님 산소에 갔다 왔다.
저도 결국 그 옆에 묻힐 것"이라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정치란 현실이라 (지지율이 안 나온다)"며 "기회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여태까지 색이 똑같아서, 빨간색이라 찍었는데 솔직히 대구 경북 망하지 않았냐"며 "제 고향에서 지지를 못 받으면 남의 고향에서 좀 그러니까 고향 어른들 많이 좀 도와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한편, 이 후보는 앞서 경북 의성에서 귀농 청년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유튜브 생중계 댓글에 올라온 '찢찢찢찢찢'이라는 댓글을 발견한 뒤 육성으로 읽으며 "이게 뭐죠, 나 욕하는 거죠?"라고 물으며 웃었다.
청년 중 한 명이 당황하며 "아니…"라고 하자, 이 후보는 재차 웃으며 "알면서도 왜 모른척하세요.
이거는 (저를) 욕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난달 26일 전남의 한 캠핑장, 지난 3일 전북 전주 청년간담회에서도 자신을 비하하는 '찢'이라는 표현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