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청소년 방역패스 계획대로 추진…연기 없어"
학생 백신접종 기말고사 이후 가능하도록…학교 수요조사 시작
내년 2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방침을 놓고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 중순 예정된 각 학교의 기말고사 이후에 학생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6일 밝혔다.

내년 2월 1일 청소년 방역패스가 시행되기 전까지 백신 2차 접종을 모두 완료하려면 당장 이달 중에 학생들이 백신 1차 접종에 나서야 하는데, 이 경우 기말고사 기간과 겹치는 탓에 혹시 모를 백신 부작용 등 때문에 시험에까지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말고사를 치른 후 접종이 가능하도록 의료기관의 준비가 충분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학생들이 기말고사 이후에 백신을 접종해도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일선 중·고등학교의 기말고사는 대부분 이번 달 17일 전후로 끝난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을 '집중 접종 지원 주간'으로 정했는데, 각 학교의 기말고사 일정이 이 기간 내에 끝나게 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접종 지원주간은 가장 많은 학교에서 기말고사 기간이 지난 시기"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서울의 대부분 학교가 오는 17일까지 기말고사가 끝나고 27∼31일에는 겨울방학에 들어간다"며 "일부 학교에서는 겨울방학 시작이 1월로 넘어가긴 하지만, 대체로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하기 전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집중 접종 지원 주간에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보건소 접종팀의 방문 접종 등 학교 단위 백신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8일까지 3일간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교별로 백신 접종 수요조사도 시작했다.

접종 대상, 접종 여부, 접종 희망 여부, 접종 방식 등 4가지를 조사하며 접종 방식 중에는 학교, 보건소, 접종센터, 위탁기관, 병원 중에서 선택하게 돼 있다.

학교에서 접종하는 경우 2차 접종도 마찬가지로 학교 단위 접종으로 받게 된다.

하지만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조치가 개개인의 접종 선택권을 무시한, 사실상의 접종 강요라는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1차 백신 접종 뒤 2차 접종을 받기까지 3주, 2차 접종 이후 항체 형성까지 2주 등 총 5주의 기간을 고려하면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접종에 나서야 내년 2월 1일 시행 시점을 겨우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백신패스(일명 방역 패스) 다시 한번 결사반대합니다'는 글에는 6일 오후 기준으로 2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학원총연합회도 "학원을 방역패스 의무시설 적용시설에서 제외해달라"며 "개선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이나 소송 등 강력 대응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청소년을 코로나19 감염에서 보호하는 가치를 높게 봤을 때, 학습권에 대한 권한보다 보호라는 공익적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며 "(방역패스)시행 연기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