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2골" 목표로 시즌 71골 폭발…울산에 앞선 다득점이 '안정감' 줘
먼저 다가가는 리더십으로 선수, 코치 이어 감독으로도 우승 달성
'화공'과 '큰형 리더십'으로 우승 일군 초보 사령탑 김상식
김상식(45) 프로축구 전북 현대 감독이 '화공'과 '큰형 리더십'으로 사령탑 데뷔 시즌 우승을 일궈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전북의 6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흥겹고 멋있는 축구를 펼치겠다.

'화공(화려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말로 정의되던 전북 축구를 더 화끈한 공격 축구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뜻이었다.

"경기당 2골을 넣겠다"던 약속까지는 지키지 못했으나, 올 시즌 전북의 축구는 정말 공격적이었다.

7경기(4무 3패) 무승에 허덕이던 4~5월 위기의 시절에도 전북의 축구는 공격적인 기본 색채를 잃지 않았다.

'화공'과 '큰형 리더십'으로 우승 일군 초보 사령탑 김상식
풀리그를 마치고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기 직전 전북은 승점에서는 울산 현대와 64점으로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58골-54골로 앞서 있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다득점 격차는 더 커졌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는 69점-62점, 7점 차까지 벌어졌다.

K리그는 승점이 같으면 다득점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울산과 치열한 승점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다득점에서 크게 앞서는 상황은 선수들에게 큰 안정감을 줬다.

'화공'이 그저 '흥과 멋'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김 감독이 계획한 대로, 꾸준히 공격 축구를 펼쳐 많이 득점한 게 막판 순위 경쟁에서 전북이 울산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화공'과 '큰형 리더십'으로 우승 일군 초보 사령탑 김상식
김 감독은 위기 상황을 선수들과 남다른 유대감으로 돌파해 나갔다.

김 감독은 2009년 선수로 전북에 입단해 2013년까지 뛰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코치로 일했다.

유머 감각이 축구계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 감독은 고참 선수 시절부터 전북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감독이 되고서는 훈련장에서 이전보다 엄해졌지만, 훈련장 밖에서는 예전처럼 후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김 감독은 팀을 이끄는 데 필수적인 수직적 규율을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안다"면서 "선수들은 김 감독을 '큰형님'이 아닌, 그저 '큰형'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한 팀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흔치 않은 기록을 썼다.

앞서 최용수 강원FC 감독이 FC서울(안양 LG 포함)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 기록을 쓴 바 있다.

'화공'과 '큰형 리더십'으로 우승 일군 초보 사령탑 김상식
김 감독은 이제 사령탑으로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전북 감독직은 반드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하는 자리다.

백번 양보해 우승을 못 했더라도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로 넘어가 줄 수 있었던 올 시즌, 김 감독은 덜컥 우승을 달성해버렸다.

팬들, 그리고 구단의 눈높이는 더 높아졌다.

김 감독은 다음 시즌도 당연하다는 듯 전북을 정상에 올려놔야 한다.

준우승에 그친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은 더 철두철미하게 2022년 시즌을 준비할 터다.

김 감독과 전북의 계약기간은 2022년까지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전북이 내년에도 우승하려면 김 감독이 더욱 철저하고 세심하게 준비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