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 위협설을 주장하는 미국이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파괴하는 진범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5일 '미국은 지역의 안정과 평화의 파괴자'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인디아태평양(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편 가르기식 대외정책을 추구하면서 무분별한 군비경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주도의 4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와 미국·영국·호주를 중심으로 한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 등을 언급하면서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자위권 행사까지 걸고 들며 패권 쟁탈을 위해 집단적인 핵잠수함 동맹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며 이를 미국의 '이중기준'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중국의 위협설을 제창하고 있는 미국이야말로 실제적인 위협의 장본인"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글에서는 최근 미국 의회조사국이 북한을 사이버안보 위협국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낸 데 대해 "미국이 무너져가는 저들의 패권적 지위를 연장하기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도 냉전식 전략, 편 가르기식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고 자신들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 아시아·유럽을 향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외무성은 이날 정현철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의 글에서 지난달 26일 폐막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하는 성명을 채택한 것을 두고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악화의 근원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편견적인 주장만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 주장했다.
정 연구사는 "우리가 국가와 인민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수호하기 위해 자위적인 국방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ASEM 수뇌자들이 백번 모여앉아 성명을 백번 발표해도 조선반도 정세에서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외무성은 최근 영국 정부가 북한을 인권상황이 열악한 '인권 우선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관련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도 "(영국이) 유럽동맹 탈퇴로 외톨이 신세가 된 처지에서 미국에 아부 굴종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목적"이라며 비난했다.
17일 정부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한 것에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미측을 접촉한 결과,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이어 "미측은 동 리스트에 등재가 되더라도 한미간 공동연구 등 기술협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미국 측은 한국 연구원들이 DOE 산하 연구소 등에 출장이나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켜져야 할 보안 규정을 어긴 사례가 적발돼 명단에 포함됐다는 취지로 외교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DOE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 1월 한국을 '민간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에 올렸지만, 그 배경에 대해선 그동안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외교부는 "과거에도 한국이 미 에너지부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됐다가, 미측과의 협의를 통해 제외된 선례가 있다"고 덧붙였다.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DOE의 민감국가 명단에 올라 있다가 1993년 제1차 한미 과기공동위원회에서 한국 측의 시정 요구와 국내외 정세 변동을 계기로 1994년 7월 해제됐다.정부는 다음 달 15일 발효 전 한국이 민감국가 명단에서 빠질 수 있도록 이번에도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한다는 방침이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방위사업청이 17일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관련 분과위원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방사청은 이례적이지만 다음 달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전 다시 한번 분과위원회를 개최해서라도 매듭을 짓겠다는 방침이다.방사청은 이날 분과위 회의를 주재하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 등을 심의했지만 논의 결과 모든 안건의 처리가 보류됐다. KDDX는 총사업비 7조8000억원의 국산 구축함 프로젝트로 오는 2030년까지 100% 국내 기술로 6000톤급 군함을 6척 건조하는 사업이다.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KDDX의 사업입찰 윤곽은 이번 분과위에서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수의계약으로 사업 방식이 결정될 경우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방사청 개청 이래 19차례 함정 설계에서 충무공이순신함을 제외하곤 모두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맡았다.반면 경쟁입찰로 진행될 경우 HD현대중공업(-1.8점)과 달리 보안 감점이 없는 한화오션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찰 방식을 놓고 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각에선 선도함 1척을 제외한 후속함 5척을 1, 2순위 업체에 각각 3·2척씩 배분하는 공동 개발 및 종합발주 방식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방사청이 이날 수의, 경쟁, 공동 개발 등 다양한 입찰 방안을 논의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공은 이례적으로 다음 분과위 회의로 넘어가게 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논의 결과 구체적인 안건 내용과 분과위 의사결정 결과는 방위사업업 제6조 청렴서약제도에 따라 방추위 최종 의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