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체 소부장 허브국가 발굴해야…인도·베트남·태국 등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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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보고서
"글로벌 가치사슬 해체 위기 속
안정 공급망 확보 필요"
"핵심 소재·부품·장비
역내 가치사슬 구조에서
'허브국가' 발굴해야"
"'차이나+1'전략의 일환
인도·베트남·태국 등으로
거점 다변화 모색"
"글로벌 가치사슬 해체 위기 속
안정 공급망 확보 필요"
"핵심 소재·부품·장비
역내 가치사슬 구조에서
'허브국가' 발굴해야"
"'차이나+1'전략의 일환
인도·베트남·태국 등으로
거점 다변화 모색"
산업용 모터와 변압기 등 전기설비를 제작하는 H사는 최근 각 사업부에 영업 중단을 지시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전기강판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정 여파로 자칫 적자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너무 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제품 전 단계에 걸친 공급망 차질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휘말렸다. 요소수 파동으로 불거진 중국발(發) 원자재 대란이 국내 제조업 생태계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에서 ‘허브국가’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형 가치사슬의 구조 변화 및 우리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교역 지형이 변화하면서 2011년 이후 성장이 정체된 글로벌 가치사슬(GVC) 해체 및 약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세계 GVC 참여율(전방+후방 참여율)은 52.0%로, 2018년(59.3%) 대비 크게 하락했다. 전방 참여율은 총수출 중 국내 수출품이 외국 수출품 생산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비중을 뜻한다. 후방 참여율은 총수출 중 해외의 중간재를 이용해 국내 수출품을 생산하는 비중이다. 세계 63개국의 이 비중을 평균으로 계산한 것이 GVC 참여율이다.
무협은 코로나19로 주요국 전반에 걸쳐 중국발 충격이 미국발 충격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충격이 미국에 비해 두 배 이상 크게 나타났다. 한국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작년 기준 19.4%에 달했다. 이어 △미국(17.0%) △일본(9.3%) △독일(3.6%)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분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산업폐기물 취급을 받던 고철이 전략물자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세계 철강업체들은 철광석 대신 재활용 원료인 고철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수요 폭증으로 품귀까지 예상되자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고철 생산국은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장벽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국을 물류대란으로 몰아넣은 요소수 품귀현상도 마찬가지다. 김경훈 무협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에서 요소수를 수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며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터지면서 잠재된 리스크가 촉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무협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파급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에서 허브국가를 발굴해 대체 가능한 지역의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무협의 설명이다.
생산거점 측면에서 중국은 글로벌 교역에 여전히 중요한 조립·가공국이지만 중국 내 생산공장 의존도는 가능하면 조금씩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이나+1’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베트남 태국 등으로의 거점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최종 소비되는 경우 중국 내 생산거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중국 외 제3국에서 최종 소비되는 생산은 해당 국가에서 조립·가공하는 방향으로 거점 이원화를 시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시스템을 활용해 수입 대체가 어려운 고부가가치 소재·부품을 다량 공급함으로써 한국이 GVC 중심 허브가 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제품 전 단계에 걸친 공급망 차질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휘말렸다. 요소수 파동으로 불거진 중국발(發) 원자재 대란이 국내 제조업 생태계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에서 ‘허브국가’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차 약화되는 글로벌 GVC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촉발되면서 세계 각국은 반도체와 2차전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은 물론 요소수와 고철 등 이른바 ‘로테크’ 소재도 전략물자화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공급망 단절을 경험하면서 기존 분업화에서 자립 구조로 변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형 가치사슬의 구조 변화 및 우리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교역 지형이 변화하면서 2011년 이후 성장이 정체된 글로벌 가치사슬(GVC) 해체 및 약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세계 GVC 참여율(전방+후방 참여율)은 52.0%로, 2018년(59.3%) 대비 크게 하락했다. 전방 참여율은 총수출 중 국내 수출품이 외국 수출품 생산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비중을 뜻한다. 후방 참여율은 총수출 중 해외의 중간재를 이용해 국내 수출품을 생산하는 비중이다. 세계 63개국의 이 비중을 평균으로 계산한 것이 GVC 참여율이다.
무협은 코로나19로 주요국 전반에 걸쳐 중국발 충격이 미국발 충격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충격이 미국에 비해 두 배 이상 크게 나타났다. 한국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는 작년 기준 19.4%에 달했다. 이어 △미국(17.0%) △일본(9.3%) △독일(3.6%)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분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산업폐기물 취급을 받던 고철이 전략물자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세계 철강업체들은 철광석 대신 재활용 원료인 고철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수요 폭증으로 품귀까지 예상되자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고철 생산국은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장벽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국을 물류대란으로 몰아넣은 요소수 품귀현상도 마찬가지다. 김경훈 무협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에서 요소수를 수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며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터지면서 잠재된 리스크가 촉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베트남 등 中 대안 찾아야”
무협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 공급망에 의존해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신남방 국가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최근 인도와 베트남, 태국 등으로의 거점 다변화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 기준 인도와 베트남, 태국에서 조립·가공되는 중간재 비중은 2017년 대비 각각 0.6%포인트, 0.5%포인트, 0.4%포인트 상승했다.무협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파급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에서 허브국가를 발굴해 대체 가능한 지역의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무협의 설명이다.
생산거점 측면에서 중국은 글로벌 교역에 여전히 중요한 조립·가공국이지만 중국 내 생산공장 의존도는 가능하면 조금씩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이나+1’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베트남 태국 등으로의 거점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최종 소비되는 경우 중국 내 생산거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중국 외 제3국에서 최종 소비되는 생산은 해당 국가에서 조립·가공하는 방향으로 거점 이원화를 시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시스템을 활용해 수입 대체가 어려운 고부가가치 소재·부품을 다량 공급함으로써 한국이 GVC 중심 허브가 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