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 우려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개별 종목은 물론 지수까지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초분산투자 상품인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설정액 1조원 돌파

"변동성 장세, EMP펀드로 넘자"…1조원 몰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6개 EMP 펀드 설정액은 총 1조43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말 3900억원에 불과했던 EMP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6149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1조원을 돌파했다. EMP 펀드 순자산은 4345억원에서 1조4390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2019년 36개였던 EMP 펀드 수도 46개까지 늘었다.

EMP 펀드는 운용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외 ETF, ETN뿐만 아니라 채권, 대체자산 등을 골고루 담아 위험을 최소화한다. 시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 확대에 힘입어 EMP 펀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희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배분운용팀장은 “과거에는 ETF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거래량도 적어 EMP 펀드를 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테마형 ETF, 액티브 ETF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ETF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 최적화”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증시에서 EMP 펀드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조언한다.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전략부 팀장은 “EMP 펀드가 투자하는 ETF 수는 수십 개에 이르고, 주식 종목으로 따지면 수백 개에 이른다”며 “초분산투자 상품인 EMP 펀드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때가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라고 했다.

올 들어 수익률도 양호하다. 국내 EMP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0.72%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8.69% 빠졌고 S&P500지수는 0.53% 하락했다. 변동성 장세에서 단순 지수 추종 상품보다 많은 수익을 거둔 셈이다. 국내 EMP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1.25%, 3년 평균 수익률은 27.17%에 달한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상품 중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KTB글로벌EMP’ 펀드다. 연초 대비 24.02% 상승했다. 이 상품은 포트폴리오에 미국, 유럽, 신흥국 주식 ETF를 모두 담고 있다. 이 밖에 ‘NH-Amundi글로벌대체투자인컴EMP’(연초 대비 수익률 23.79%),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20.3%), ‘KB글로벌주식솔루션’(20.2%) 등 해외 주식형 ETF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상품은 ‘IBK플레인바닐라EMP’(3816억원)다. 이어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2237억원), ‘KB글로벌주식솔루션’(681억원), ‘미래에셋글로벌코어테크EMP’(597억원) 순으로 설정액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EMP 펀드에 투자할 때 자산 구성 내역을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EMP 펀드가 담고 있는 자산에 따라 위험과 수익률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글로벌 EMP는 환헤지형인지 환노출형인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