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도 핵시설 고효율 원심분리기 가동"…핵합의 복원 타격 우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회담이 5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이란은 협상 중에 더욱 고도화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IAEA "이란 핵협상 진행하면서 한편으론 우라늄 농축 개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AEA는 이날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를 이용해 우라늄을 20% 농도로 농축하는 공정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IAEA는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1세대 원심분리기(IR-1)보다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IR-6 94대를 설치했으나 그동안 IR-1만 가동하고 IR-6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IAEA는 회원국에 배포한 종합보고서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행위에 따라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는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사찰을 강화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앞으로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란은 IAEA의 이 같은 보고서에 대해 일상적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빈 주재 IAEA 이란 대표부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 핵 활동에 대한 IAEA의 최근 보고서는 이란에서 이뤄지는 정기 검증 활동에 따른 일상적인 업데이트"라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나 이란의 우라늄 농축 행위는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의 우라늄 농축을 전면 금지한 핵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핵합의 복원 회담이 재개된 지 3일 만에 나온 이 소식으로 미국과 이란 간 간접 협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핵합의 복원 회담에 참여 중인 유럽 국가의 고위 외교관은 이란의 고농도 우라늄 농축이 계속될 경우 협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란과 서방 국가들은 이번 핵합의 복원 협상에서도 입장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2015년 핵합의 이상의 의무사항을 추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미국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제재가 다시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지난 협상에서 본래보다 더 강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이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JCPOA는 2015년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이란과 맺은 합의로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일방적으로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복원했으며, 이란은 이에 맞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