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기업 대상이 48년 서울 신설동 시대를 마감하고 종로구 인의동에 그룹의 새 둥지를 마련했다. 창립 65주년을 맞아 24년 만에 기업 이미지(CI)를 교체한 데 이어 흩어져 있던 사옥을 한곳으로 합쳐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대상은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던 본사 사옥을 종로구 인의동 종로플레이스타워로 이전했다고 29일 밝혔다. 신설동 사옥은 고(故) 임대홍 창업회장이 직접 부지를 택하고, 건물을 올려 1973년 입주한 뒤 48년 동안 사용한 건물이다. 검소했던 임 창업주의 의지를 이어받아 준공 후 외관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임 창업주는 1987년 임창욱 명예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준 뒤에도 신설동 사옥에 연구실을 두고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 연구를 이어갈 만큼 신사동 사옥에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그간 신설동과 상봉동, 광화문 등에 사옥을 나눠 두고 운영했지만 회사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대상이 새 둥지를 튼 종로플레이스타워에는 영업본부를 제외한 본사 임직원 840여 명이 근무한다.

신사옥은 업무 효율성과 직원 복지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임직원 간 유연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실 내 칸막이를 낮췄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 오픈라운지와 1인용 업무 집중 공간인 포커스룸 등 다양한 크기와 구조의 업무 공간도 마련했다.

대상은 이달 초 24년 만에 CI를 교체한 데 이어 사옥 이전까지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 지난해 7월 신설동·상봉동 사옥을 처분해 145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대상은 연내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김치공장을 가동한다. K푸드 인기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식품기업이 미국에 김치공장을 세운 것은 대상이 처음이다.

대상 관계자는 “흩어져 있던 부서가 한곳에 모인 만큼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