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인천 영종도에서 연 K팝 축제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야외 행사장 옆 빨간색 행사 부스였다. 품절된 K팝 굿즈, 뉴진스 새 앨범, K뷰티 제품 등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는 안내판 위에는 ‘알리가 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중국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이 부스를 차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인기 있는 K팝 공연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려면 주최 측에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하는데 알리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알리의 韓 스며들기 전략알리를 비롯해 중국 알리바바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한국 기업과의 공동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K팝·K뷰티 기업과 손잡고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이다.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기업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산업군별 대표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작이 하이브 위버스콘 공식 후원이다. 알리는 위버스콘 개최 전부터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에게 추첨으로 티켓을 주는 행사를 했고, 현장에 부스를 세워 분위기를 달궜다. 국내외 K팝 팬 약 3만 명이 모인 행사장 곳곳에는 알리 로고를 노출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알리가 이 같은 마케팅에 나선 것은 최근 시들해진 알리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 3월 정점(887만 명)을 찍고 두 달 연속 감소했다. 4월엔 859만 명, 5월엔 830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로 국내 면세점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기내·입국장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면세 혜택이 큰 주류·담배가 잘 팔린 덕이다.16일 관세청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의 기내 면세점 매출은 2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2938억원)의 94% 수준이다. 올해 1~4월 매출도 1000억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843억원)에 비해 20% 가까이 늘었다. 기내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사태로 2021년 4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가 비행기 운항편이 늘어나자 2022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과 비교해도 회복세가 빠르다. 지난해 면세점 전체 매출은 2019년(24조8586억원)의 절반가량인 13조7586억원에 그쳤다.주류·담배 등 알짜 제품의 역할이 컸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기내 면세점은 여행에서 돌아올 때 미처 사지 못한 기념품이나 들고 다니기 어려운 주류 등을 사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시내 면세점과 출국장 면세점에 견줘 중국인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내국인이 주 타깃인 입국장 면세점도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19년 5월 도입된 입국장 면세점의 매출은 첫해 346억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13억원, 2021년 55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 391억원으로 반등한 뒤 지난해 1102억원으로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뛰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입국장 면세점 매출은 계속 증가할
화학물질을 표면에 발라 열을 가하면 색이 나타나는 종이를 ‘감열지’라고 한다. 영수증이나 택배상자 라벨 등에 주로 쓰인다. 보관 기간이 길고 정보 보존성이 높아 일반 인쇄용지보다 약 50% 비싸게 팔리는 ‘고부가가치 지종(紙種)’이다. 한솔제지의 올 1분기 영업이익(34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데는 해외에서의 감열지 인기가 한몫했다.한철규 한솔제지 대표는 지난 14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택배 라벨 판매가 꾸준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영수증 종이 시장이 성장세여서 실적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7~8년 전부터 미국 시장을 개척한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한솔제지의 감열지 생산량은 연간 약 32만t으로 세계 1위다. 1986년 삼성그룹 공채를 통해 한솔제지의 전신인 전주제지에 입사한 한 대표는 40년 가까이 ‘한솔맨’으로 지냈다. 한솔개발 대표를 거쳐 2020년부터 한솔제지 대표를 맡고 있다.감열지와 백판지(고급 포장재) 등에서 수익이 나온다고 안주할 수는 없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솔제지는 단순 제지회사를 넘어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 대표는 “본업인 종이 생산에서의 성과는 당연한 것이고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지업은 특성상 화학업종으로도 볼 수 있는데 관련 분야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한솔제지는 친환경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셀룰로오스 미세섬유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 소재는 나무의 구성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분의 1로 쪼개 나노화한 고분자 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