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군 함정, 유조선 빼앗으려 시도"…미국 "이란군이 선박 나포"
이란 억류 베트남 유조선 풀려나…"도난 원유 회수 후 석방"(종합)
지난달 이란군에 의해 억류됐던 베트남 국적 유조선이 10일(현지시간) 풀려났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베트남 국기를 단 유조선 '사우시스'(Southys)호를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24일 사우시스호가 도난당한 이란산 원유를 싣고 오만해를 항해하는 것을 식별하고 군사 작전을 통해 선박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사우시스호는 이후 반다르-압바스 항구로 옮겨졌고, 이란산 원유는 회수됐다고 혁명수비대는 덧붙였다.

혁명수비대는 "작전 과정에서 미국 해군 함정 2척이 유조선을 빼앗으려고 했다"며 "대치 상황에서 이란 군함과 미군 함정의 거리는 30m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알리레자 탕그시리 해군 사령관은 성명에서 "이란의 아들과 딸의 지혜와 용기로 미국을 물리쳤다"고 자평했다.

이란군은 사우시스호를 두고 미군과 대치하는 상황이 담긴 영상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샤흐로크 나제미 주유엔 이란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AP 통신에 "원유 하역을 마친 베트남 유조선은 전날 밤 이란 해역을 떠났다"고 확인했다.

이란 억류 베트남 유조선 풀려나…"도난 원유 회수 후 석방"(종합)
로이터 통신도 익명의 반다르-압바스 항구 관리를 인용해 사우시스호가 이란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선박 운항 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사우시스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오만해를 항해하고 있다.

나포 당시 사우시스호에는 선원 26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시스호의 선주 회사(Opec Petrol Transportation)는 이날 로이터에 "모든 선원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몇 주 뒤 유조선이 베트남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국 해군 5함대와 이란, 베트남 외무부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 3일 미국 관리는 사우시스호의 나포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우시스호의 억류 사실은 미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나포를 일삼았다는 이란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미국 관리는 원유를 빼앗으려 했다는 이란 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이란군이 유조선을 영해로 나포해갔다고 강조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유조선 문제와 관련해 베트남 정부와 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지는 오만해는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항로가 지난다.

이 지역은 미국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함정 간 군사적 마찰이 빈발하는 곳이다.

이란 억류 베트남 유조선 풀려나…"도난 원유 회수 후 석방"(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