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공식 100년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위상을 대폭 강화했다. 관영매체들도 일제히 시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이징에서 8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에 보고된 공산당 100년사에서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9년간의 분량이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라는 명칭이 붙은 공산당의 100년사는 531페이지 분량이다.

NYT는 역대 중국 공산당 지도자 중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을 제외하고 누구도 이처럼 공식 역사에서 강조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과 동급의 지도자로 격상됐다는 의미다.

이는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역사결의는 시 주석이 내년 20차 당 대회에서 5년 더 집권하기 위한 논리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은 토론을 거쳐 이번 회의 최종일인 11일 역사결의를 채택,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45년 역사결의는 마오쩌둥 사상을 중심으로 한 단결과 통일의 필요성을 담았고, 1981년 역사결의에는 덩샤오핑의 개혁 노선을 확고히 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시 주석의 공적을 찬양하는 보도를 내놓으며 3연임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시 주석은 2012년 임기를 시작했으며 2017년 연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일 1면 대부분을 할애해 시 주석의 임기가 시작된 2012년부터 지난 9년간 성과를 극찬했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중앙'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시 주석이 주창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문은 또 "시 주석은 말은 무겁고 마음은 깊다", "인민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 등 표현을 사용해 시 주석의 '위국위민(爲國爲民·나라를 위하고 인민을 위한다)' 국정 철학을 자세히 소개했다.

관영 CCTV와 신화통신도 세계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한 대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시 주석의 지도력으로 세계 공영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