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날' 맞아 국무총리 표창받는 김구원 구미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재난현장서 지휘관 판단에 생사 갈릴 수도…무거운 책임감"
"이런 큰 상을 제가 받아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동료들을 대신해 제가 상을 받게 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
김구원(57) 구미소방서 현장대응단장(소방령)은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개 소방활동은 개인 구조활동이라기보다는 팀워크"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 단장은 이날 충북 음성군 국립소방병원 건립부지에서 열리는 '제59회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1993년 소방에 입문한 김 단장은 2011년 8월 구미공단 TK케미칼 기술연구동 폭발화재, 2012년 9월 구미공단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현장에 출동해 원인조사와 예방대책 수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2014년 4월 영양군 고추유통공사 건조공장 화재, 2016년 8월 김천 직지사 운수암 화재 등 수많은 화재 현장에서 현장지휘팀장을 맡아 인명·재산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해왔다.

김 단장은 화재 현장에서 현장지휘관으로 활동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판단의 어려움과 책임의 무거움에 관해 이야기했다.

"재난현장서 지휘관 판단에 생사 갈릴 수도…무거운 책임감"
재난 현장에서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가 현장 지휘관의 능력이고,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구조대상은 물론 소방대원의 생사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2016년 8월 9일 김천 직지사 운수암에서 발생한 화재 때를 예로 들었다.

황악산 중턱에 있는 운수암 인법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출동로가 좁아 중형펌프차량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소방용수 공급이 부족해 소형차로는 화재 진압이 어려웠고, 중형차가 올라가다 길이 막힐 경우 더 큰 난관에 부닥칠 수도 있었다고 김 단장은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현장지휘팀장으로서 중형펌프차 진입을 과감하게 결정했고, 용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인근 요사채(승려들이 생활하는 집)와 대웅전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김 단장은 "무엇보다 지휘관으로서 판단이 주효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다만 소방활동은 누구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동료들이 다 같이 대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팀워크를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동시에 소방관의 안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지만 소방관 개개인의 안전도 중요하다.

반드시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동료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또 국가직 전환 이후 장비나 인력이 대폭 충원됐지만, 여전히 장비 보급 등에서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것 같다며 지역 간 편차를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