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세 번째 '맞장 토론'을 벌였다. 양 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과 음식점 허가 총량제 언급에 대해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면서 '모택동'을 거론하는 등 공세를 펼쳤지만, 송 대표는 이 후보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감쌌다.

3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를 통해 진행된 여야 당 대표 토론회에서 두 대표에게 던져진 첫 화두는 이재명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주장이었다. 사회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며 이 후보의 주장에 난색을 표한 것을 언급하며 입장을 물었다.

송 대표는 "재정 당국이나 살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껴 써야 하고, 함부로 돈을 쓰게 할 수는 없다. 그런 점은 이해가 되지만 우리 가계의 살림이 너무 어렵다"며 "사실 국가도 부채가 있기는 하지만 가계부채는 거의 90%가 넘는다. '국가가 질 빚을 지지 않으면 국민이 빚을 진다' 이런 말도 있지 않냐. 이번에 마침 세수가 10조 원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세수 추계상 늘어난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당시 홍남기 부총리가 끝까지 88%를 고집하다 보니 괜히 기분이 나쁘고 행정 비용이 많이 드는 등 불필요한 절차를 밟았다"며 "그때 사실 저하고 이준석 대표님이 합의한 내용으로 갔었던 게 맞았다고 지금도 생각을 한다. 아쉬움이 있는데 어떤 방안이 있을지는 여야가 같이 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보도록 하겠다. 홍 부총리가 귀국하면 여러 가지 상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방침에 따라 재난지원금 지급 없이도 상당한 소비 진작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현시점에서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효과가 미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몇 차례 나눠서 지급해 봤지만 아직도 그 목적이 소비 진작성이냐 아니면 어려운 사람들 속된 말로 구휼하는 것이냐에 대해 혼재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소비가 침체된 것이 과연 '시중에 돈이 없어서냐' 아니면 영업 제한 등을 통해 '돈을 쓰고 싶어도 사람이 모이기 어려운 환경이라서 그런 것이냐' 이런 인식의 차이가 있을 텐데, 저는 이번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영업 제한이 조금 풀리게 되면 재난지원금 없이도 상당한 소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 없이도 그간 밀렸던 여행 수요, 모임 수요가 발동할 기세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앞선 재난지원금 협의와는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본다"며 "10조 원가량의 잉여 세제 같은 경우는 결국 부동산 세수 증가 등으로 인해 추가로 증세 된 것 아니겠나. '예상 못 했던 돈이 들어왔네. 그러면 다 나눠주자' 이런 발상은 제가 봤을 때 조세 정의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지난번에 저희가 합의했던 재난지원금과는 약간 다르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아직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방안이나 대안을 정리를 하지 못한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손실보상법을 만들 때 사실 소급적용에 대한 부분을 덜어내고 일정 부분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대체했는데, 아직까지도 그것 때문에 경계선에 있는 분들이라든지 영업 제한 조치를 받으셨던 분들 중에 충분한 손실보상을 못 받으신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음식점 같은 경우에도 손님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서 고용 같은 걸 늘리지 않겠냐"며 "코로나19 이후에 사업을 다시 확장시킬 때 고용에 대한 추가 지원금을 주는 게 어떠냐 정도로 저희가 한번 검토했던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양 측은 이 후보가 언급한 '주4일제', '음식점 허가 총량제'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송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제기했던 주4일 근무제나, 식당 총량제라든지 이런 것들은 사회적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이슈"라며 "주4일 근무제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장기적 목표다. 그러나 현재 주 52시간도 힘들다고 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같이 검토해야 될 문제다. 이재명 후보도 장기적인 화두를 던져준 것이라고 본다"고 운을 뗐다.

송 대표는 "음식점 총량제 문제 같은 경우도 자유시장경제에 반한다는 비판을 윤석열 후보가 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가 음식점들이 개업했다가 폐업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보니 인테리어 업자만 돈을 버는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어떠한 형태든지 숙려 기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하나의 문제의식이었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선의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어려운 서민들을 보면서 이재명 후보가 느낀 바를 정책화했을 것"이라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정책을 보면 첫 효과까지는 뭔가 예상이 되는데, 그다음 효과는 뭐가 될지 예상을 못 하고 던지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모택동이 길 가다가 '어?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고 있네? 참새 다 잡아라'고 하면서 그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는 염두에 안 뒀기 때문에 대기근이 생긴 것 아니냐"며 "이재명 후보 말대로 총량제로 일정한 사업권을 보장해주면 그분들은 좋겠지만, 기술과 의욕은 있는 젊은 창업자 등은 엄청난 권리금을 내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