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게임주 3인방 심상찮은 상승세…ETF도 '게임' 휩쓸어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주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이른바 '초연결 신산업' 부문 사업활동이 부각되면서다. 게임주 강세에 관련 종목들을 주요하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게임주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코스닥 대표 업종인 반도체주와 바이오주를 제치며 시가총액 순위를 높여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게임주들이 모두 최상위권에 들면서 이들 사이에서도 '업종 대장주'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비약적 주가 상승을 이룬 곳은 위메이드. 1일 오전9시35분 기준 위메이드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0.77%) 오른 18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한 달간 등락을 거듭했지만 떨어진 날보다 오른 날이 더 많았다. 오름폭도 상당하다. 올해 9월30일 기준 7만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10월29일 18만2800원에 마감했다. 한 달 만에 160% 넘게 폭등한 것이다. 10월 초 40위에 머물던 코스닥 시총 순위도 같은 달 말 5위로 뛰었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인 펄어비스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중소형주로 분류돼 온 위메이드가 '대형주'로 편입되고 '대장주' 타이틀까지 노리게 된 데에는 신사업이 큰 몫을 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5일 장 마감 이후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인 위메이드트리를 흡수합병하겠다고 밝힌 이튿날 15% 넘게 급등했다. 위메이드는 이번 합병을 통해 게임과 블록체인을 잇는 메타버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관련 신작 모멘텀도 돋보인다. 대체불가토큰(NFT) 등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미르4 동시 접속자 수 80만명을 돌파해 '미르의 전설2' 기록을 넘어선 데 이어 곧바로 100만명까지 돌파했다.

기존 대형주인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도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큰 폭 올랐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1일부터 19거래일간 29%, 21%가량 상승했다. 펄어비스는 올 6월 중국으로부터 판호를 획득한 '검은사막 모바일'과 후속작인 '붉은사막'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MMORPG '엘리온'의 글로벌 확장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게임 종목 주가가 상승하자 국내 주요 게임주를 추종하는 게임 관련 ETF 수익률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1~29일 19거래일 동안 ETF 전 종목의 누적 수익률(시작일 기준가·종료일 종가 기준)을 살펴보면 게임 관련 ETF가 수익률 순위 1~3위를 모두 꿰찼다. 'TIGER K게임'이 누적 수익률 24.18%로 가장 높았고 KBSTAR 게임테마(21.66%), KODEX 게임산업(21.58%)이 뒤를 이었다.

이들 ETF 3종 가운데 2종(TIGER K게임·KBSTAR 게임테마)은 위메이드와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3개 종목에 대한 비중을 40% 가까이 집중시키고 있다. KODEX 게임산업도 엔씨소프트에 대한 비중을 15% 안팎으로 두고 위메이드와 펄어비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의 비중을 높게 취했다. 이 ETF의 전체 구성종목 중 이들 종목의 비중은 70% 수준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게임과 미디어콘텐츠 업종 기업들 가운데 블록체인 등 신산업에 과감히 베팅하는 곳들의 주가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대감에 대한 투자는 급등만큼 급락 위험성도 크다. 개별주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려면 ETF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투자하는 방법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